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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양회, 외상거래 늘려 자금줄 숨통 2년새 매입채무 61% 증가…현금성자산은 급감 '차입금 탓'

심희진 기자공개 2017-04-13 07:14:00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2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신양회가 매입채무를 늘려 현금흐름을 관리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사업 영위, 신규 시장 진출 등으로 지출이 늘고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거래처 외상대금 지급 시기를 조절해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급격한 매출 급증에도 불구하고 매출채권은 정체 양상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거래처에 갚아야 하는 외상대금 지급시기를 늦추는 동시에 적극적인 채권 회수 전략을 펼친 셈이다.

성신양회의 매입채무 잔액은 지난해 말 미지급비용 등을 포함해 약 1600억 원이다. 계정별로는 매입채무 840억 원, 미지급금 755억 원, 미지급비용 3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입채무는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외상매입금, 지급어음 등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주로 물품을 납입하는 거래처와의 관계에서 매입채무를 쌓아둔다. 매입채무 증가는 거래처에 지급해야 하는 외상 대금이 누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성신양회는 주요 제품인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유연탄, 수재슬래그, 석고를 삼성물산, 한국유에스지보랄 등으로부터 조달받고 있다. 레미콘의 원재료인 골재는 삼표 등으로부터 매입하고 있다.

성신양회의 매입채무는 증가 추세를 띠고 있다. 2010년대 들어 900억 원 안팎에 머물렀던 매입채무가 2014년 990억 원, 2015년 1551억 원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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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매출액은 4000억 원대 후반에서 2012년 5500억 원, 2013년 6085억 원, 2014년 6137억 원, 2015년 6787억 원, 지난해 6866억 원으로 증가했다. 시멘트·레미콘 사업의 외형 확대와 맞물려 원재료 구매가 많아지면서 매입채무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외식업, 유통업 등에 진출한 것도 매입채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요 사업부의 선전, 사업 다각화 등으로 외형은 불어났으나 매출채권은 오히려 줄었다. 미수금을 포함한 매출채권 잔액은 지난해 말 2200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 2410억 원, 2015년 2266억 원 등 최근 2~3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매출 증대에 따른 외형 성장 속에 적극적인 자금 회수 전략을 펼쳐 온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같은 자금운용 전략에도 유동성을 쌓아두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해 성신양회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68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320억 원에서 4분의 1 이상 줄었다.

보유 현금 대부분이 차입금 상환에 쓰인 결과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성신양회 총 차입금은 3530억 원이 넘는다. 이 중 단기차입금은 2726억 원, 장기로 조달했지만 만기가 1년 미만인 유동성장기차입금은 307억 원에 달한다. 당장 올해 말까지 갚아야 할 금액만 3000억 원(전체 차입금의 85%)으로 상환 압박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성신양회가 지출한 금융이자는 약 183억 원이다. 1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368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2015년 금융비용(286억 원)보다는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올해 국내 금융권 조달 금리가 높아진다면 성신양회가 짊어져야 할 이자비용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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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갚아야 할 차입금이 많다는 점에서 성신양회의 매입채무 증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오너 3세인 김태현 성신양회 사장이 동남아시아 시장 추가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초기 투자 비용 등을 감안하면 현지 법인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재무 여력이 충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성신양회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은 감소시키고 미지급금 등을 확대시켜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매입채무 역시 언젠가 반드시 지급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향후 유동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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