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19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신양회가 국내 레미콘 사업장을 전부 매물로 내놨다. 경기도에 위치한 구리·파주·용인 공장과 충청권 소재 세종 공장이 대상이다. 갑작스런 소식에 업계 관계자들 모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수년간 빚더미에 내몰린 성신양회가 결국 알짜 자산까지 내놓을 지경에 다다랐다는 얘기도 나왔다.성신양회 차입금은 과도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총 차입금은 3530억 원, 이 중 올해 안에 갚아야 하는 금액은 3000억 원 이상이다. 금융비용도 만만치 않다. 2010년대 들어 성신양회가 지불한 대출 이자만 총 3000억 원이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1300억 원에 불과하다. 차입금을 줄이지 않으면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비용만 충당하는 상황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레미콘 사업장이 규모가 작고 낙후돼 있어 자금 마련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업계에선 성신양회가 4개 공장을 모두 매각해도 1000억 원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파주·용인·세종 사업장의 경우 세 곳을 하나로 합쳐도 구리 공장에 못 미칠 만큼 설비가 몇 개 없는 데다 지어진 지 수십 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매물로 나온 시점 역시 적절치 않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레미콘 업체들은 수도권 분양경기 호황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 들어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건설경기가 꺾이면서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채취 허가를 둘러싼 갈등으로 핵심 원료인 골재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레미콘 시장이 주춤하면 성신양회 공장들의 매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일시멘트가 영등포 공장을 매각해 2000억 원가량 받았지만 이를 성신양회 사업장에 대입할 순 없다. 구리를 제외한 공장들의 값어치는 입지 등을 고려했을 때 영등포 공장에 한참 못 미친다. 업황도 나빠지고 있는데 성신양회가 한일시멘트와 비슷한 수준을 기대하고 협상에 나선다면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얼마 전 만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성신양회 움직임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업계 2위 클링커 생산능력을 보유한 성신양회는 자금 여력 부족으로 최근 2년간 시멘트 시장이 재편되는 것을 그저 지켜봐야만 했다. 일단 레미콘 사업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떻게든 차입금을 줄이겠다는 성신양회 의지는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내려면 좀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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