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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스타 거래 완결 '의지·여력' 얼마나 될까 ⑤상표권·채무조정 '변수'..'금호' 브랜드 없으면 실익 적다 판단할수도

윤지혜 기자공개 2017-04-26 08:25:29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0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면서 공은 다시 더블스타타이어로 넘어갔다. 더블스타가 진정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의지가 있는지, 의지가 있다면 그만한 능력은 있는지 증명해 보여야 할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 측이 우선매수권 행사 기한인 19일까지 자금조달안을 제출하지 않고 우선매수권 포기 의사를 밝힌 만큼 조만간 우선협상자인 더블스타와 거래를 재개할 방침이다. 다시 협상에 나서는 시기는 오는 24일 쯤으로 관측된다.

거래 관계자들에 따르면 더블스타의 인수 의지는 강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더블스타가 조성한 1조7600억(100억 위안) 규모 펀드는 중국 정부당국이 주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건설은행을 비롯한 주요 국책은행들과 청도캐피탈, 청도국제투자, 청도투자신탁, 청도창업투자 등 산동성 지방정부가 대주주인 금융사들이 펀드의 출자자(LP)들이다.

더블스타는 본입찰 때 이들 LOC를 받아 채권단에 제출했다. 중국은행들이 일부를 국내 은행에게 금액 배분(셀다운)을 시도했지만 현재는 진행하지 않아 중국자금으로만 잔금이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매각자 측에서도 더블스타의 자금증빙에 대해 큰 우려는 하지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 희망가로 9550억 원을 베팅하며 공격적인 의지를 드러낸 것은 중국 타이어 시장 헤게모니를 둘러싼 중국 업체 간 경쟁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와 타이어 업체들은 앞으로 중국 내 자동차 산업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R&D 투자를 진행했지만, 뒤늦게 타이어 업종에 뛰어든 터라 글로벌 톱 수준의 기술력이나 브랜드 경쟁력을 가진 대표급 타이어 기업은 아직 없다.

2015년 켐차이나(중국화공그룹)가 이탈리아의 피렐리타이어를 인수한 것도 R&D 투자보다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도약하려는 일환이었다. 그러나 피렐리 같은 고부가 타이어 시장은 중국에선 시기상조였다. 중국 소비자들로선 아직은 타이어 품질도 품질이지만 가격도 중요한 구매 변수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라면 중국 타이어업체들로선 피렐리보단 금호타이어가 더 적합한 타겟인 셈이다.

특히 중국 타이어 메이커들로선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림은 물론 그린필드 투자로는 불가능한 생산 캐파를 단숨에 갖출 수 있게 된다. 중국 업체 중 금호타이어를 누가 인수해도 중국 내 확실한 선도업체 지위를 굳힐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입찰에서 경쟁자로 뛰어들었던 '링롱타이어'의 경우 현재는 더블스타보다 몇단계 순위가 높은 업체지만,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성공하면 청도 내 순위가 뒤바뀐다. 이 같은 이유로 링롱타이어도 본입찰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했고, 타이어 원료를 납품하는 '지프로'도 금호타이어 인수로 벤더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입찰에 임하기도 했다. 중국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그린필드 투자를 단행하는 것보다는 중국 공장을 가진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딜 클로징 전 선결과제로 지목되는 상표권 사용 기간과 대출상환 유예 기간이다.

금호산업은 '금호'와 '금호타이어'를 비롯한 브랜드 마크(CI·BI) 일체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그룹 계열사로부터 연간 매출액의 0.2%를 사용료로 받고 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되면 금호산업으로부터 상표권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과거 산업은행이 금호산업으로부터 받은 확약서상 상표 사용기간은 5년이다. 입찰 시 더블스타가 제출한 기간은 5년+15년으로, 총 20년동안 금호타이어 브랜드를 사용하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금호산업 측과 계열주인 박삼구 회장이 아직까지 확답을 주지 않으면서 상표권 허용을 비롯한 사용료 등에 대한 협상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만일 상표권 허용이 불발될 경우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더블스타는 중국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회사로 보긴 어렵다. 그간 승용차보다는 주로 상용차용 타이어 생산에 주력한 회사로, 업계 순위로만 보면 한때 입찰에서 경쟁자였던 링롱타이어 보다도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진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수년간 글로벌 타이어업계 순위 11위~13위를 유지해왔다.

더블스타에게는 상표권을 얼마나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냐가 중요할 수 밖에 없는데 박삼구 회장 측이 채권단의 상표권 허용 요청에 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이면서 더블스타가 이를 감수하고도 인수를 추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더블스타의 '부채 5년 상환 유예'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약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금호타이어 채무 상환 유예 여부에 대해서 확정짓지 않았다.

더블스타는 채무에 대해 5년의 유예기간을 요구했지만 이를 받아들이려면 앞서 박삼구 회장과의 채무 재조정 과정이 남아있고 산업은행을 제외한 주주협의회 채권은행들의 동의도 필요하다.

만약 채무 유예기간 연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현금흐름 약화와 높은 이자 비용 등으로 더블스타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에만 380억 원대 순손실을 내는 등 몇 년간 지속된 적자로 인수 후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을 당분간 이어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요건들이 더블스타가 원하는 만큼 충족되지 않을 시에도 더블스타가 거래를 종결지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맺은 금호타이어 SPA에는 거래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조항이 전혀 없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더블스타는 인수 중단 혹은 강행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 처지다. 단 상표권 사용이나 채무상환 유예 이슈로 더블스타가 인수를 통한 실익이 적다고 판단할 때는 언제든지 계약금을 돌려받고 인수를 중단할 수 있어 더블스타의 셈법은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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