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제과, 인적분할이냐 물적분할이냐 중간지주 '롯데홀딩스' 밑그림, 신동빈 지배 강화 포석 찾을듯
길진홍 기자공개 2017-04-21 10:48:29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1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에 시동을 건 가운데 지배구조 개편 대상에 오른 주력 상장사 분할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단순히 사업회사를 떼어내는 물적분할과 주주들이 동일하게 지분을 나눠 갖는 인적분할 중 어느 카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판이 달라질 수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배력 강화 측면에서 인적분할 후 주식스왑을 통한 사업회사 자회사 배치가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온다.21일 재계에 따른 롯데그룹은 다음 주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 주력 상장사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사회에서는 각 상장사 사업회사와 투자회사 분할 결의와 합병 논의가 다뤄질 예정이다.
롯데는 올 초 상장사인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을 중심으로 분할·합병을 비롯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번 이사회 소집은 지주사전환 선언에 이은 후속 절차로 구체적인 밑그림이 전개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배구조 개편은 주력 상장사 4곳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묶어 중간지주사(롯데홀딩스)를 만드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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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와 롯데쇼핑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현재 남아 있는 그룹 67개 순환출자 고리의 대부분이 해소된다. 통합법인 아래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리아, 대홍기획, 하이마트, 코리아세븐, 롯데자산개발, 롯데정보통신 등의 한국 유통과 식음 부문 주력 계열사를 거느릴 수 있다. 호텔롯데를 시작으로 중간지주사를 거쳐 주력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끈이 새로 구축된다.
관건은 분할 방식이다. 단순히 사업회사를 분리하는 물적분할로 갈지, 주주 구성이 유지되는 인적분할로 갈지 여부에 따라 시나리오가 달라진다. 무엇보다 신 회장의 지배력 강화 측면에서 다른 결과를 낳는다.
물적분할은 사업회사를 100% 자회사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분할로 떨어져 나간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의 사업회사가 자회사로 편입된다. 기존 주주가 남은 투자회사 지분을 그대로 갖는다. 양사 간 합병이 성사될 경우 사업회사를 완전 자회사로 거느리게 되는 구조다. 단기간 내 수직 계열화를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오너일가 지분 확대 측면에서는 인적분할이 유리하다. 인적분할 후 사업회사를 투자회사 자회사로 배치하는 과정에서 주식스왑 등을 통한 오너일가 지분율 확대를 모색할 수 있다.
롯데쇼핑은 6.16%의 자사주를 보유 중으로 인적분할 후 의결권이 부활한다. 투자회사가 사업회사 지분 6.16%를 소유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이는 대주주인 신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우회적으로 돕게 된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의 인적분할 후 각 투자회사 합병이 단행될 경우 신 회장의 통합법인 지분율은 30% 이상으로 불어난다. 롯데정보통신, 롯데칠성음료 등 우호지분과 자사주 의결권이 부활해 단일 최대주주로 오른다. 단일 대주주로서 아래 식품과 유통계열 주력 자회사를 지배할 수 있다.
신 회장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지분 각각 13.46%, 8.8%의 지분을 소유 중이다. 물적분할이 이뤄질 경우 이 같은 대주주 지분율에 변동이 없다.
인적분할은 또 향후 신 회장이 한국 롯데 지배 정점인 호텔롯데 주주로 편입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신 회장이 보유한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주식가치 총액은 시가로 약 1조 1500억 원이다. 보유 주식을 각각 롯데쇼핑과 롯데제과에 처분해 호텔롯데 주식 취득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신 회장이 넘긴 주식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자사주로 귀속된다. 이들 회사는 자사주를 활용해 인적분할 후 사업회사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신 회장은 보유 자산을 기반으로 호텔롯데와 중간지주사 지배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신 회장을 정점으로 호텔롯데와 중간지주사(제과·쇼핑 합병)로 이어지는 구조가 갖춰진다.
다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모두 주주 동의를 얻어야 한다. 분할 합병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롯데쇼핑에 비해 사업이 안정적인 롯데제과 주주 동의가 과제로 꼽힌다.
롯데그룹 측은 아직까지 분할 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이 지분을 소유한 롯데쇼핑과 롯데제과와 지배력이 미치지 못하는 기타 상장사를 분리해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을 혼합하는 방식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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