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 키워낸 서영필 회장, 경영권 유지할까 25% 지분 1800억 매각 잭팟, '저가 정책·마케팅 전략' 브랜드 육성
노아름 기자공개 2017-04-24 07:59:40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1일 19: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이 보유 지분을 대부분 투자회사인 비너스원에 넘기면서 에이블씨엔씨를 사실상 매각했다. 경영권 양도 여부는 아직 미정인 상태로, 창업주 서 회장이 자신이 일궈 낸 에이블씨엔씨의 경영에서 손을 뗄 지 결정되지 않았다. 에이블씨엔씨를 브랜드숍 3위로 키운 서 회장의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에이블씨엔씨는 21일 서 회장이 주식 431만 3730주(25.53%)를 비너스원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투자회사로 알려진 비너스원은 에이블씨엔씨의 자회사인 리프앤바인의 지분 100%를 인수, 광고회사 리프앤바인을 통해 서 회장의 지분을 넘겨받는다. 주당 매각가는 4만 3636원으로, 서 회장은 1882억 원에 보유 지분 29.31%중 25.52%를 매각했다. 서 회장에게 남은 지분은 18만 7475주(3.78%)이다.
서 회장은 화장품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2000년 에이블씨엔씨를 설립해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 등을 매출 기준 3위권 브랜드로 키워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이 중저가 시장에 속속 진출해 경쟁이 격화되는 와중에, 서 회장은 에이블씨엔씨를 전국 760여 곳('어퓨' 포함)의 매장 수를 보유한 브랜드로 키워냈다.
'1세대 브랜드숍'으로 꼽히는 미샤가 약 20년 간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화장품 업계는 저가 고수 정책으로 획득한 소비자 신뢰, 그리고 고급 브랜드와의 비교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 전략을 꼽는다.
미샤는 '3300원' 화장품을 출시하며, 고가 화장품에 익숙했던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시켰다.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서 회장은 마케팅, 유통비용 등을 제외하면 화장품 가격이 대폭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당시 에이블씨엔씨가 표방한 저가 정책은 미샤가 고급 라인을 론칭하지 못하게 만드는 '자충수'가 됐다는 비판을 낳기도 했지만, 2030세대 여성에게 '저렴이 화장품=미샤'라는 공식이 자리 잡게 만드는 계기 또한 됐다.
여기에 비교 광고 기법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도 한몫했다. 고가의 수입 화장품을 벤치마킹해 '미투(Me too)' 제품을 내놓으며 원조 제품과 비교하는 광고를 냈다. 상표권 침해 손해배상 소송이 청구됐으나, 이로 인해 미샤의 '갈색병' 제품은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내수 경기 위축으로 지난해 화장품 브랜드숍이 수익성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에이블씨엔씨는 저력을 보였다"며 "지분 인수 주체로 알려진 투자회사가 화장품 브랜드숍 경험이 없어 상대적으로 업력이 풍부한 서 회장에게 당분간 경영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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