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26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금성 자산 2000억 원을 쌓았다. 실제 현금은 600억 원대이지만 유동화가 쉬운 단기금융상품으로 1400억 원가량을 넣어뒀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영업이익(806억 원)의 2.5배에 달하는 자금을 내부 곳간에 쌓아뒀다.KT스카이라이프는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를 늘린 대신 설비투자를 줄였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13년만 해도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설비투자에 쏟아 부었지만 지난해는 600억 원대까지 감소했다. 돈을 벌어 재투자에 나서는 대신 은행을 찾기 시작한 셈이다.
KT스카이라이프가 투자에 주저하는 상황은 일견 이해가 된다. 방송통신업은 사업 초반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가 선행되고 시간이 갈수록 설비투자가 줄어든다. 최근 투자에 실패 사례도 있었다. KT스카이라이프는 HD 시장을 이끌며 자신감을 얻은 후 세계 최초로 3D 방송을 도입했지만 시장이 아예 개화되지 않아 큰 폭의 적자를 안고 사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다. 차세대 방송 규격인 UHD시장도 아직 볼만한 콘텐츠가 없어 시장이 형성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
하지만 KT스카이라이프의 보수적인 투자는 지나치게 안이한 태도 같아 아쉽다. 단기금융상품의 금리는 1~2% 수준에 불과하다. 스카이라이프의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10% 대다.
KT스카이라이프는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 사업자로 43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유료 방송 시장에서 IPTV와 케이블TV 등이 각축전을 벌이는 동안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사업이랑 독자적인 영역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유료TV 시장이 언제, 어떻게 변모할지 아무도 모른다. 호실적 행진에 독점적 지위라는 현실에 안주해 기술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스럽다. 단순히 은행에 쌓아두기 보다 최소한 콘텐츠 다양화나 서비스 차별화에 포인트를 둔 투자가 필요했다. 기업도 생명체와 같아서 성장을 멈추면 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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