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현대투자네트워크 오너십 고수 자본금 늘려 신기술금융사 요건 충족…증자 과정서 단일 최대주주로
양정우 기자공개 2017-05-08 10:36:19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6일 15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투자네트워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 자리를 고수했다. 현대투자네트워크는 벤처투자에 초점을 맞춘 그룹의 종합투자사로 변모하고 있다.26일 업계에 따르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기준 현대투자네트워크 지분을 절반 가까이 확보한 최대주주(지분율 44%)로 올라섰다. 올해 초 현대투자네트워크가 대규모 유증을 단행했을 때 직접 증자에 참여해 오너십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 현 회장은 현대 오너 일가의 장남 정영선씨와 현대투자네트워크를 공동(지분율 각각 40%)으로 지배해왔다. 정영선씨의 경우 유상증자에 뛰어들어 오너십을 유지하기보다 소수 지분을 가진 주주로 남는 길을 택했다.
현대투자네트워크가 자본금 확충에 나선 건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이하 신기술금융사)로 거듭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다. 자본시장법은 신기술금융사의 설립자본금으로 100억 원을 제시하고 있다. 법적 설립 요건을 맞추려면 기존 자본금(10억 원)을 대폭 확대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해야 했다.
경영 컨설팅과 금융 지원 사업에 주력해온 현대투자네트워크는 올 들어 벤처캐피탈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신기술금융사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본격적인 펀드레이징과 벤처투자를 앞두고 있다.
현정은 회장이 직접 지분을 쥔 기업은 현대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글로벌, 현대유엔아이, 현대아산 등 4곳에 불과하다. 사실 유증 과정을 거치면서 캐시카우인 현대엘리베이터 등이 유증을 주도할 수도 있었다. 굳이 사재를 털어 오너십 확보에 나선 대목에서 현대투자네트워크를 향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현 회장은 현대투자네트워크의 사내이사로도 등재돼 있다. 국내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한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와 대기업 오너측이 별도로 지배하는 벤처캐피탈을 모두 포함해 오너 일가가 직접 이사진에 합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이 적극적으로 이사회에 참여할지 미지수이지만 사내이사로 등재한 것 자체에서 경영 의지가 엿보인다"며 "대기업 오너 일가가 벤처투자사를 보유한 경우는 많지만 이사진에 이름을 올린 건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투자네트워크의 신임 대표는 HB인베스트먼트 출신 박성용 부사장으로 낙점됐다. 현재 투자 일선을 누빌 임원급 투자심사역 여럿을 충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벤처투자본부와 사모투자펀드(PEF) 본부 '이원 체제'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해운 불황의 파고를 넘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었다. 현대증권 등 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며 자산 규모가 2조 5000억 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그룹 계열사도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아산 등 10개 안팎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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