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 리테일 적자...지점 대형화 부작용 영업직 영입 무리수·높은 브로커리지 의존도 탓
최은진 기자공개 2017-05-16 15:02:58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2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리테일(Retail) 부문 적자는 무리한 지점 대형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른바 주식 고수를 대거 영입했지만 그만큼 고객을 끌어모으는 효과를 누리진 못했다. 더욱이 지나치게 브로커리지 사업에 집중한 결과 증시만 바라보는 천수답 수익구조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점 대형화 3년차…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악화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2014년 5월 40여개에 달하던 리테일 지점을 통폐합 하고 거점지역인 강남·광화문·부산·대구에 대형센터 4곳을 개설했다. 센터 한 곳당 영업직원수만 100여 명 가량 되는 대형지점을 만들어 광역단위 영업을 하겠다는 목표였다. 지점을 대폭 줄이면서 고정비 절감 효과도 누릴 것으로 기대했다.
지점 대형화를 추진한 후 공격적으로 영업직을 영입했다. 이른바 선수라고 불리는 주식 고수들을 대거 끌어들여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전략이었다. 역량 높은 영업직원 수백명과 주식 매매 시스템만 있으면 브로커리지 수익이 계속 쌓여 리테일 사업은 순항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영업직원수를 빠른 시일 내 1000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지점 대형화 전략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안착하는 분위기였다. 리테일 영업수익은 100억 원대에서 최고 370억 원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기조는 지난해 3분기까지 이어져 200억 원대의 실적을 꾸준히 기록했다. 60억 원 가량 적자를 냈던 순이익 역시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주식시장 부침과 함께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거래가 줄어들자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해 4분기 코스피,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100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 전분기 대비 12% 감소했다.
이 여파로 메리츠종금증권 리테일 순영업수익은 200억 원대에서 100억 원대로 떨어졌다. 브로커리지 실적 역시 전분기 대비 31%나 하락하며 100억 원 이하로 내려앉았다. 실적 악화는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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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직 두배 늘었는데 예탁자산은 4조 증가에 그쳐
메리츠종금증권의 리테일 실적 악화는 주식시장 상화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공격적으로 지점 대형화를 추진한 것에 대한 부작용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는 목표로 적극적으로 주식 고수를 영입했지만 고객수 확대, 실적 증대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 2014년 영업직원수는 447명이었다 최근 770명으로 약 두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고객 예탁자산은 8조 원에서 11조 5000억 원으로 약 4조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점 대형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직원을 확대하며 고정비 등 지출이 확대됐는데 실적이 이를 뒷받침 하지 못했던 셈이다.
더욱이 새로 영입한 영업직원들의 역량이 시장상황에 따라 들쑥날쑥해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어렵다는 점도 부담요인이 됐다. 또 리테일 사업에서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크다는 점도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지난 1분기 기준 고객 예탁자산은 주식이 8조 4000억 원, 금융상품이 3조 1000억 원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크면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리테일 실적이 큰 변동성을 나타낼 수 밖에 없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지점 대형화를 추진하면서 영업직원수를 대폭 늘렸는데 이 전략이 고객 확보, 수익 확대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특히 리테일 고객 중 10억 원 이상의 고액자산가 기반이 타사 대비 절대적으로 취약한데다 그나마도 브로커리지에만 쏠려 있어 시장상황에 따라 실적이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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