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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금융기관 P2P 투자 유권해석 지연 왜? '핀테크' 범위 좁혀보는 임종룡 위원장 눈치보기 관측

안경주 기자공개 2017-05-15 10:22:09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2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금융기관의 P2P대출 투자와 관련해 유권해석을 내놓지 않는 이유는 뭘까. 현재 금융위는 공식 답변을 통해 업권별 소관법이 달라 유권해석을 해야 하는 해당 부서에서 검토가 늦어지고 있다는 말만 5개월째 되풀이할 뿐이다. 하지만 금융당국 안팎에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핀테크 산업으로 분류되는 P2P대출을 탐탁치 않아 하는 분위기에 따라 해당 부서에서 눈치만 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기관의 P2P대출 투자 가능 여부를 검토 중에 있지만 5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달 29일부터 P2P대출가이드라인이 본격 적용되면서 개인투자자의 P2P대출 투자가 제한돼 금융기관의 참여가 필요하지만 금융위는 유권해석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민금융과, 중소금융과, 자본시장과 등 해당 부처가 담당하는 업권별로 소관법이 달라 법령 해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유권해석 요청에 대한 답변이 언제 가능할지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P2P금융협회는 지난 1월 금융위에 금융기관의 P2P대출 투자 허용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공식 요청했다.

업계 안팎에선 P2P대출가이드라인 시행을 감안할 때 자칫 유권해석이 늦어지면 P2P대출 시장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말 기준 국내 누적 P2P대출액은 86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월말 기준 7344억 원에 비해 1개월만에 1300억 원 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5월 누적 P2P대출액이 891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유권해석 지연과 관련해 겉으로 보여지는 이유는 금융위 해당 부처간 책임 문제다. 해당 부처가 담당하는 업권에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면 담당 부처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을 우려해 서로 유권해석에 대한 책임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속내는 달라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임 위원장의 눈치를 보느라 차일피일 늦춰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핀테크 산업 확산을 위해 행정적 편의 등을 제공하고 애로사항 해소에 직접 나섰던 임 위원장의 태도를 감안하면 이번 유권해석이 늦어지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임 위원장이 P2P대출을 핀테크 산업으로 보지 않고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임 위원장이 참석한 핀테크 산업 회의에서 엿볼 수 있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 위원장은 핀테크 산업과 P2P대출을 구분해서 보고 있다"며 "한 번은 P2P대출이 기술혁신을 수반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핀테크 산업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해 회의 참석자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전했다.

예컨대 P2P대출의 경우 기존 금융기관의 대출 중계업무를 대신한다는 점에서 탈중계화에 성공했지만 핀테크의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혁신이 없다는 점에서 핀테크 산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핀테크를 대표하는 금융서비스로 P2P대출을 보는 핀테크업계의 통상적인 시각과 다르다.

앞선 관계자는 "임 위원장의 이 같은 생각이 반영돼 해당 부서에도 유권해석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업계의 P2P대출가이드라인 개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임 위원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유권해석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이 같은 기조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3년 임기가 10개월 남은 임 위원장이 이미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교체가 유력시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차기 금융위원장의 정책 방향에 따라 유권해석이 나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P2P대출가이드라인이 완화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바뀌고 금융위원회 수장이 바뀌면 정책도 바뀔 수밖에 없다"며 "이미 금융위 공무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금융정책 '열공' 중이라는 점에서 P2P대출 산업에 대한 금융위의 태도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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