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25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투자자들의 눈길이 P2P로 쏠리고 있다. 누적대출금이 7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그리고 있는 P2P 업계는 초반 신뢰를 공고히 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분주하다.

25일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40개 회원사의 누적대출금은 7344억 원을 기록했다. 협회 기준 지난해 7월 누적대출금이 1903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올해 들어 협회의 회원사수가 40개로 늘어다는 점을 감안해도, 대출액은 매달 1000억 원 가량 증가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4682억 원 이던 누적대출금은 1월 말 기준 5275억 원, 2월 말 기준 6275억 원으로 각각 늘었다.

또한 관련업계는 100여개의 비회원 누적 대출금을 포함하면 1조 원이 넘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P2P대출이 본격화된 2년 동안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다.

대출과 투자를 연계해주는 P2P 플랫폼 특성상 '신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정부가 P2P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투자금 규모를 제한하고, 플랫폼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각 P2P 금융 업체들은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우선 분산투자를 유도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도 한다. 렌딧·8퍼센트·테라펀딩·어니스트펀드 등 다수 업체가 분산투자 시스템을 도입했다.

렌딧의 경우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해주고 투자자가 자유롭게 분산투자할 수 있는 '렌딧 포트폴리오2.0'을 선보였다. 실시간으로 수십 건 이상의 대출 채권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투자 위험도를 최대한 분산한 프로그램이다. 포트폴리오는 예상 연수익률과 예상 손실률에 따라 안정추구형·균형투자형·수익추구형의 3가지 형태로 추천되어 제공된다.

8퍼센트는 예치금을 적립하고 자동투자모드를 설정하면, 같은 금액을 수백개 채권에 자동으로 분산투자할 수 있도록 했으며, 테라펀딩의 경우 투자자가 원하는 투자금액, 수익률, 투자 기간, 평가등급 등을 사전에 설정해두면 조건에 맞는 상품의 대출금 모집시 자동으로 투자가 되는 시스템을 제공 중이다.

김성준 렌딧 대표는 "P2P 투자는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투자이기 때문에 최대한 소액으로 잘게 쪼개 분산 투자하는 것이 가장 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라며 "소액으로 분산 투자할 경우 절세 효과도 크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의 성격과 연계된 안전장치도 있다.

8퍼센트는 투자원금의 최대 50%까지 보전해주는 안심펀드를 도입했다. 상품은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의 대출금액 3000만원 이하 채권에 투자할 경우, 일정 부분을 안심료로 적립해 부도가 발생하면 원금 일부를 보호하는 구조다. 8퍼센트는 이 안심펀드에 3000만 원을 직접 출자하기도 했다.

렌딧은 BNP파리바 카디프생명과 손잡고 대출자에게 '신용생명보험'을 제공한다. 이는 대출자가 대출기간 중 사망 또는 80% 이상의 장해로 인해 대출금 상환이 어려워질 때 대신 남아 있는 대출금액을 상환해 주는 서비스다. 보험료는 전액 렌딧에서 부담하며 대출금액 합계액 기준으로 5000만 원까지 보장된다.

특히 오는 5월부터는 P2P업체 자산과 투자자 자금의 분리 운영이 의무화된다. 이를 위해 개별 P2P 업체는 '은행·상호저축은행·신탁업자 또는 이와 유사한 자금 보관 및 관리 업무를 적절히 수행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 투자자의 재산임을 밝히고 예치 또는 신탁' 해야 한다. 이는 만약 회사가 파산하는 등 영업을 지속할 수 없는 이유가 발생해도, 투자자의 자금을 우선 지급할 수 있게 보호하겠는 조치다.

또 다른 P2P 업체 관계자는 "P2P 역시 금융의 한 분야로 신뢰가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며 "자칫 일부 업체의 비위나 불완전한 서비스 제공으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내부 안전장치는 각 업체가 특히 신경쓰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