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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산업펀드, 4200억 마중물 모은다 [환경산업펀드 등장②]'생태계 조성' 펀드가 정답…환경부 예산 2500억 출자 예정

양정우 기자공개 2017-05-24 08:21:35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9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경 산업의 주류인 영세 기업이 겪는 악순환을 끊으려고 환경부가 나섰다. 환경 섹터의 산업 생태계를 성장 궤도에 올리기 위해 환경부가 제시한 카드는 벤처펀드였다.

환경부는 환경 기업의 마중물로 자리잡을 미래환경산업펀드(이하 환경산업펀드)를 5년에 걸쳐 조성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구체적이면서도 파격적이었다. 환경부가 오는 2021년까지 2500억 원을 집행해 총 4200억 원 수준으로 펀드를 만든다는 방안이었다. 출자예산과 함께 민간 자금(약 1700억 원)을 모집해 매칭하는 구조다.

올해는 중장기 계획의 스타트를 끊는 원년. 이달 들어 펀드 조성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환경부는 1년차 계획에 맞춰 예산 200억 원을 확보했으며 내달 운용사(GP)를 선정해 334억 원 규모로 '1호' 펀드를 만들 예정이다. 펀드 결성과 사후 관리의 실무는 한국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에 위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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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와 한국벤처투자는 내년엔 출자예산을 3배로 늘려 600억 원을 투입한다. 현재 출자비율(60%)를 그대로 유지하면 총 1000억 원 규모로 펀드가 조성될 전망이다. 오는 2019년과 2020년에도 각각 600억 원씩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장기 플랜은 일단 2021년(출자예산 500억 원)에 일단락된다. 그 뒤 환경산업펀드의 성과를 진단해 추가 출자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환경부는 환경 경영체의 대다수인 중소 및 벤처기업을 구할 해법으로 정책펀드를 선택했다. 사실 벤처펀드는 근래 들어 정부 부처의 자금 지원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펀드를 통한 지원이 강점을 두루 갖춘 것으로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벤처펀드는 정부의 일방적인 지원책과 달리 자금을 다시 회수할 수 있다. 정부 기관이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수직적으로 투입한 자금은 다시 정부 재원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정책펀드를 조성한다면 자금 지원을 투자 콘셉트로 접근할 수 있다. 정부측(한국벤처투자)도 민간 투자자와 같이 출자자로서 회수 성과를 분배받기 때문이다.

오히려 투자 결과에 따라 마중물의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펀드 운용을 맡긴 벤처캐피탈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쌓아간다면 4200억 원 규모인 환경산업펀드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다. '투자(자금 지원)→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자금 흐름은 정부 부처 입장에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펀드의 투자처를 민간 전문가가 발굴한다는 점도 정부가 주목하는 대목이다. 정부의 기존 프로그램도 별도의 선별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자본시장에서 업력을 다져온 벤처캐피탈은 투자에만 특화된 베테랑 집단이다. 성장의 기미가 없는 회사에 자금을 쏟아붓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런 긍정적 측면이 부각되면서 정부 부처의 '펀드 조성'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엔 환경부뿐 아니라 교육부도 펀드 결성 대열에 새롭게 합류했다. 내년엔 국방부가 벤처펀드를 조성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방산 산업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으로 역시 펀드를 낙점한 것이다.

환경부는 최근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환경산업펀드의 투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제2조에 따른 환경산업 영위 기업과 환경시설의 개발 등을 수행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이 투자 타깃이다. GP는 향후 펀드 총액의 60% 이상을 주목적 투자처에 투입해야 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벤처투자는 내달부터 환경산업펀드의 출제제안서를 정식 접수받을 계획"이라며 "일회성 펀드가 아니라는 게 확인되면서 GP 자리를 검토하는 벤처캐피탈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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