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대출업계, 가이드라인 적용 대응 '분주' 투자자 풀 확대 안간힘...만기 시점·최소 투자금액 조정도
신수아 기자공개 2017-05-26 08:52:22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5일 1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P2P(개인간거래) 대출 가이드라인의 본격 적용을 앞두고 관련 업계 움직임이 분주하다. P2P 업체들은 대출 상품 구성을 다각화하고 소액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유치를 통해 투자자 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오는 29일 부터 P2P 대출 가이드라인은 본격 적용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가이드라인을 시행을 했으나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한 기존 업체들에 한해 3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가이드라인이 본격 시행되면 개인 투자자의 투자 한도는 제한된다. 개인 투자자는 한 P2P 업체에 연간 1000만 원, 동일 차입자에 대해 500만 원까지만 투자가 가능하다. 단 이자·배당소득이 연 2000만 원 초과 또는 사업·근로소득 연 1억 원 초과하는 사람에 한해서는 연간 4000만 원, 동일 차입자에 한해 2000만 원까지 투자 한도가 상향 조정된다.
반대 목소리가 높았던 자기 자본 투자 금지 조항도 원안대로 시행된다. 이 조항이 적용되면 연계 금융 회사를 통한 '선대출'이 금지 된다. 대출 과정에서 P2P 업체가 우선 대출금을 집행하고 투자자를 모집하는게 불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P2P 대출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들은 기존 금융권의 오랜 대출 심사 기간과 혹은 높은 금리에 대해 부담을 느꼈던 사람들"이라며 "투자금 모집이 지연되고 선대출이 막혀 대출 결정이 늦어지면 이는 P2P 회사의 경쟁력으로 하락할 수 있어 관련업계가 반발해 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과 영국에서는 P2P의 자기자본을 통한 선대출을 허용하고 있다.
◇투자자 구성 다각화에 집중...금융기관 참여는 '변수'
P2P 업계는 가이드 시행을 앞두고 투자자 풀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먼저 기관 투자자와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8퍼센트는 교원그룹 계열사를 통해 5억 원을 투자받았으며, 투게더앱스 역시 서울 NPL로 부터 약 30억 원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관계자는 "개별 업체별로 일반 법인 투자자와 다양하게 논의를 이어가는 상황"이라며 "다만 아직 자금력이 풍부한 금융기관의 투자길이 막혀있어 금융당국의 재가가 필요한 싱황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저축은행·여전사·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은 P2P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산운용사는 '대출'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규정에 발목이 잡혔으며, 저축은행의 경우 채무 보증이나 담보 제공을 할 수 없다는 상호저축은행법 때문에 투자 길이 막혔다. 금융기관들은 당국의 유권해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기존 개인 투자자들의 대응도 눈에 띈다. 일부 개인 투자자는 투자 한도 제한에 앞서 투자금을 확대하고 있다.
어니스트펀드가 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분석에 따르면 이달 들어 P2P 금융상품 투자자 중 3000만 원 이상 고액 투자자 비중은 41%로 증가했다. 지난 4월의 고액 투자자 비중 20%와 비교하면 한달 새 21%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모여 '법인'을 만드는 움직이도 포착된다"며 "투자금 제한이 없는 법인을 통해 투자 보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상품 구성 변화...최소 투자금액 조정
개별 업체들 역시 독자적인 대응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8퍼센트는 신용대출 상품의 만기를 12개월로 단축했다. 기존에 적용되던 만기는 주로 18~36개월에 분포했다. 만기를 단축하면 투자금의 회수시기가 빨라져 재투자의 기회가 넓어진다.
렌딧은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해주고 투자자가 자유롭게 분산투자할 수 있는 분산 투자 시스템을 선보였다. 실시간으로 수십 건 이상의 대출 채권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투자 위험도를 최대한 분산한 프로그램이다. 리스크를 최대한 낮춰 신규 투자자가 소액의 자금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소액 재테크 족을 잡기 위해 최소 투자 금액 기준을 낮추기도 했다.
테라펀딩은 소액으로도 부동산 간접투자가 가능하도록 최소투자금액을 기존 100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낮췄고, 펀다 역시 지난달 최소 투자금액을 기존 10만 원에서 1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의 시장진입을 유도해 투자 '공백'을 채워가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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