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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롯데피에스넷 매각 중단 유상증자 통한 자본확충 나설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7-06-08 09:45:47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2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경영비리와 관련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롯데피에스넷에 대한 매각작업이 중단됐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매각작업이 장기화 되자 회사 경영정상화로 목표를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롯데피에스넷이 7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데다 재무개선을 위한 자본확충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경영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피에스넷 매각을 중단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마땅한 인수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각작업이 소강상태였다"며 "최근 한 기업이 롯데피에스넷에 매각의사를 타진했지만 (롯데그룹에서) 매각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인수를 희망했던 기업은 동종업계 사업자인 청호이지캐쉬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지난해부터 롯데피에스넷 매각을 추진해 왔다. 악화된 경영실적 등을 감안해 다양한 매각구조를 갖고 인수희망자를 물색했지만 높은 매각 가격과 성장정체 등을 이유로 수개월째 답보 상태에 빠졌다.

롯데피에스넷은 지난 2006년 설립된 회사로 편의점·대형마트 등에 설치된 금융자동화기기(CD/ATM) 운영사업과 정산자동화시스템을 통한 매출자금 수납대생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롯데그룹에는 지난 2008년 편입됐으며, 롯데 유통점을 중심으로 CD/ATM의 전국 인프라 구축을 진행했다.

롯데피에스넷 재무(20170406)

매각 중단은 수개월 동안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최근 진행되고 있는 롯데그룹 경영비리 공판의 핵심에 롯데피에스넷이 있다는 점이 부담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피에스넷 CD/ATM 사업의 당위성, 유상증자 과정에서 코리아세븐 등이 참여 이유 등을 놓고 검찰과 롯데그룹이 첨예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며 "매각을 추진하는데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그룹은 당분간 경영정상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피에스넷은 2009년 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후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피에스넷은 매출액 300억 원을 기록했지만 11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 7년간 누적 영업적자 규모만 157억 원 가량이다.

하지만 롯데피에스넷의 경영정상화 여건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우선 롯데피에스넷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CD/ATM기를 설치하면서 손익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진출을 위해 롯데피에스넷을 통해 현금 입출금이 가능한 ATM기를 주로 편의점 등에 설치했다. 현금 출금 기능만 있는 CD기의 1대당 평균 가격은 400만 원인 반면 ATM기는 1500만~1800만 원 가량된다.

업계 관계자는 "비싼 비용을 주고 ATM기를 설치했지만 현금을 입금하려는 수요는 거의 없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매출원가 가운데 ATM기의 감가상각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감가상각비 기한 역시 8~10년으로 길어 당분간 영업적자를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재무개선을 위한 자본확충도 필요하다. 롯데피에스넷은 2014년 잉여금과 자본금을 합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면서 2015년 1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1억4000만 원으로 완전자본잠식은 피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재무상황을 보이고 있다. 부채비율도 현격히 높아졌다. 2015년 말 1075%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만1054%로 급증했다.

따라서 적절한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게 되고 유입된 현금으로 자금운용에서 숨통을 틔울 수 있다. 다만 롯데피에스넷 주주로 있는 코리아세븐(지분율 32.34%), 롯데닷컴(31.30%), 롯데정보통신(31.30%)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없는 만큼 경영정상화는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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