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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삼양옵틱스 IPO의 시사점

한형주 기자공개 2017-06-09 09:09:36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5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투자(PE) 업계에서 올해 꼭 기록돼야 할 사건은 PE 운용사가 1대주주인 기업의 '상장을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사례가 최초로 나왔다는 것이다. 그것도 한 번에 두 건이나.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을(5월 11일), VIG파트너스는 삼양옵틱스를(6월 2일) 각각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입성시켰다. 공모 사이즈도 컸다.

뭐든 처음이 어렵다. 삼양옵틱스 기업공개(IPO)는 총 668억 원 공모에서 기관에 배정된 물량(약 500억 원) 중 146억여 원 어치 실권주가 발생, 주관사에게 이를 떠안겼다. VIG파트너스는 이번 거래를 통해 보유지분 40%를 처분했다. 아직 60%가 남아 있다. 상장 첫날 삼양옵틱스 종가는 1만 6800원. 공모가(1만 6700원) 대비 0.6%라는 아슬아슬한 상승률로 장을 마감했다.

ING생명은 어떤가. 상장한지 한 달이 다 돼 가도록 주가(2일 종가 3만 2250원)가 공모가(3만 3000원)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IPO에 앞서 진행된 우리사주조합 및 일반공모 청약에선 총 2000여억 원 상당의 주식이 미배정돼 주관사가 해외 기관 수요로 이를 틀어막는 상황이 연출됐다. 공모 규모 1조 1055억 원의 IPO 빅딜은 성사됐으나, MBK파트너스로서는 이번에 전체 지분의 40% 남짓을 현금화한 것에 불과하다.

MBK파트너스나 VIG파트너스의 공모가 욕심이 주 원인이었다고는 보지 않는다. 적어도 희망공모가 밴드를 설정함에 있어 이들이 채용한 유사회사 선정 기준이나 멀티플의 적정성 등에 토를 달 유인은 많지 않아 보인다. ING생명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을 유사회사로 지정, 1배 미만의 보험업종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그대로 활용했다. 여기에 시가총액 대비 내재가치(P/EV) 평가모형을 함께 쓰면서 평균가치가 상향된 감은 있으나, 2015년 미래에셋생명이 상장할 때도 이 방법을 준용했었다. 게다가 ING생명은 수익성, 재무건전성, 배당성향 등 측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회사다.

재작년 수요예측 실패로 올해 재차 상장에 도전한 삼양옵틱스는 평가액 대비 할인율을 무려 40%대로 올려 잡았다. 공교롭게 삼양옵틱스의 연 순이익은 2년 전 상장 준비 당시 적용된 수치보다 50% 이상 개선돼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 양사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기관 주문은 대부분 희망가 밴드 하단 아래로 몰렸다. MBK파트너스와 VIG파트너스가 북빌딩 결과를 있는대로 수용하지 않고 밴드 내에서 공모가를 결정한 점을 차치하면, 기본적으로 시장 인식이 박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주주 자본주의가 미성숙된 국내 금융시장에서, 언젠가는 나갈 주인(PE)의 기업에 주어지는 태생적 디스카운트 정도로 볼 수 있겠다. 사실 PE가 IPO로 엑시트한다는 것 자체가 가격 눈높이를 어느 정도 낮춰 간다는 의미다.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ING생명 매각을 추진하면서 제시한 희망가가 3조~4조 원. 현재 거래소에 상장된 ING생명의 시가총액은 2조 6000억 원대에 그친다.

아직은 이들 기업의 상장 성패 여부를 예단하고 싶지 않다. 들고 있던 지분의 채 절반도 털지 않은 MBK파트너스와 VIG파트너스다. 앞으로 기업가치 제고→주가 상승→성공적인 회수를 이뤄내는 것이 관건. 그렇게 해야 △캐프(IMM프라이빗에쿼티) △대한시멘트(한앤컴퍼니) △약진통상(칼라일) 등 PE가 대주주인 다른 예비 상장사들에게도 좋은 선례가 된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의 인식 전환도 이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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