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6월 15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니모리 로고가 크게 박힌 전세기를 띄워 한~중 노선을 운항하면 어떨까"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은 최근 한 직원에게 국경을 넘나드는 전세기를 운항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고객을 직접 유치하면 토니모리를 알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국내 항공법상 실현 불가능하지만 배 회장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건넨 이야기에는 중국 진출 '지각생'으로서의 고민이 읽힌다.
토니모리는 최근 중국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에 영업·제조법인을 잇달아 설립했고 현지에 세운 제조자개발생산(ODM) 공장은 가동 준비에 한창이다. 여기까지는 경쟁사와 다르지 않은 방식이다.
눈에 띄는 점은 면세점, 저비용항공사(LCC) 등 업체의 지분 매입 또한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섯 개 법인에 출자한 총액은 300억 원에 육박한다.
언뜻 화장품 본업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까닭에 일각에서는 토니모리가 사업 다각화를 모색한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토니모리가 아직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도 없는 플라이양양의 지분을 10%나 매입한 이후에는 LCC 사업 진출설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출자한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포트폴리오 확장 목적이라기보다는 중국 공략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 6개 법인은 중국이라는 교집합이 있었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세한텍스프리와 LCC 허가에 도전하는 플라이양양은 내국인보다도 중국인 단체고객을 타깃으로 한 관광 유관기업이다.
이처럼 토니모리가 선택적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는 명확하다. 2년 전에야 현지에 첫 발을 내딛은 탓에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배 회장이 CI를 새긴 전세기 도입을 떠올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토니모리의 얼굴을 내걸고 직접 홍보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플라이양양 건을 검토한 실무자는 향후 항공기 좌석에 토니모리 광고물을 입히는 것도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쉽지 않은 시장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중국시장에 25년간 공들여온 아모레퍼시픽조차 현재 현지 시장의 1%만 확보하고 있다. 물론 지각생이라고 해서 성적까지 하위권에 머무르리란 법은 없다. 세월호·메르스·사드를 거치며 내수의존 한계를 실감한 화장품업계는 해외시장 공략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토니모리가 받아들 중국시장 성적표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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