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게걸음' SSD사업 숨통 트일까 컨트롤러·전용 낸드칩 도시바 기술 수혈 기대…이사회 참여·협상이 관건
이경주 기자공개 2017-06-26 08:39:34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3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 주식회사(TMC)의 도움을 받아 그간 지지부진했던 SSD(솔리드스테이트 드라이버)사업을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TMC 인수전에서 SK하이닉스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이하 우협)로 선정되면서 향후 SK하이닉스가 도시바와 SSD관련 기술 제휴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23일 다수의 반도체업계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연합 컨소시엄의 우협 선정으로 SK하이닉스와 TMC간 기술 제휴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21일 도시바는 자회사 TMC 매각을 위한 우협에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와 정책투자은행(DBJ), 미국 베인캐피털, 한국 SK하이닉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니혼게이자신문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한미일 연합은 TMC 지분 100% 인수를 위해 총 2조엔을 제시했다. 연합은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의결권 있는 보통주(약 6000억엔) △의결권 없는 우선주(약 8500억엔) △대출(약 5500억엔)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키로 했다.
INCJ가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50.1%를 가져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자본이라 할수 있는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털은 보통주 33.4%와 우선주 75%를 갖기로 했다.
현 지분구도가 최종 확정될 경우 SK하이닉스는 TMC와 기술 협력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초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에 융자형태로만 자금을 지원하고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보통주 지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 구도라면 이사회에 SK하이닉스 측 입장을 대변할 멤버를 투입시킬 수 있고 기술 제휴를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자업계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 보통주 지분율이 어느 수준인지, 이사를 몇 명 선임할 수 있는지가 기술 협력의 관건이었는데 가능성이 높아진 것 같다"며 "다만 외신을 통해 알려진 내용을 도시바 등의 공식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인수전에 참여하며 TMC 경영권엔 거리를 뒀기 때문에 그간 시장의 관심은 기술 협력에 쏠려 있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기술 열위로 고전하고 있는 SSD사업에 초점이 맞춰졌다.
SK하이닉스는 D램시장 강자이지만 낸드플래시 사업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지난해 기준 D램 시장 점유율은 약 25%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지만 낸드 점유율은 11.4%(4위)에 그친다. 낸드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SSD 사업부진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SSD 점유율이 3%로 바닥권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SSD 수요는 지난해 5.2만 페타바이트에서 2020년 23.2만 페타바이트로 네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SK하이닉스가 안고 있는 걱정은 이 같은 SSD 시장에서 경쟁력이 매우 약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SSD는 메모리 반도체를 저장매체로 사용하는 차세대 대용량 저장장치다. 발열과 소음, 전력소모가 적은데다 작게 만들 수 있어 기존 저장매체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빠르게 대체하며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SSD는 크게 데이터 저장용 메모리인 낸드 플래시(NAND Flash), 인터페이스와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교환 작업을 제어하는 컨트롤러(Controller), 캐시메모리 역할을 하는 D램(DRAM)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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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아닉스 SSD사업의 대표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컨트롤러다. SSD의 경쟁력은 속도인데 낸드 외에 컨트롤러 성능에도 좌우된다. SK하이닉스는 수천 억 원을 들여 컨트롤러 내재화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컨트롤러 업계 3위권 미국 LAMD사를 2억 4700만 달러에 사들였다. 2013년엔 대만 이노스터의 컨트롤러사업부도 인수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위권 업체들 수준의 속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문제 중 하나가 컨트롤러 솔루션인 에러 방지 코드(ECC)"라며 "ECC는 정보 전송 과정에서 오류를 막는 역할을 하는데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대비 ECC 과정이 길어 전체 속도가 느려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SD용 낸드칩 경쟁력도 약하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컨트롤러 문제면 외부조달로 해결하면 된다"며 "그럼에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것은 낸드칩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위 업체가 확보한 설계 특허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TMC는 낸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SSD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는데 성공했다. TMC는 전체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이 17.2%로 2위다. SSD도 상위권에 랭크 돼 있다. SSD 주력 시장인 PC용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8.7%로 웨스턴디지털과 공동 2위다. 기업용(엔터프라이즈) 점유율은 6.3%로 4위다.
특히 TMC는 SSD용 낸드칩 기준으로 시장 지위를 따지만 점유율이 더 높다. 인텔과 웨스턴디지털이 자사 SSD에 TMC 낸드칩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기업용 SSD 시장 2위(점유율 20.2%) 사업자이며 PC용 7위(5%)다. 웨스턴디지털은 기업용 3위(14.9%)다.
SK하이닉스가 TMC와 제휴에 성공하면 SSD 기술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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