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강한기업]나스미디어, 외국계서 KT 자회사로 '지배구조 성장史'③지분 20%보유 정기호 대표 지배구조 중심, 대표이사직도 유지
장소희 기자공개 2017-07-10 10:43:35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6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스미디어는 최대주주가 여러번 바뀌는 우여곡절 끝에 현재의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우여곡절을 겪긴 했만 외국계 회사에 매각됐다가 이를 정기호 대표가 인수하는 과정부터 KT의 투자유치, 엔서치마케팅 인수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가 바로 지배구조 변화다.나스미디어의 전신인 더블클릭코리아는 홍콩계 아시아콘텐츠닷컴과 미국계 더블클릭이라는 두 미디어랩 회사가 합작으로 설립한 한국지사 개념이었다. 정 대표는 더블클릭코리아가 설립되기 이전에 아시아콘텐츠닷컴에 국내 최초 온라인 광고대행사인 '키노피아'를 매각하며 맺은 관계를 통해 이 회사의 CEO를 맡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스미디어는 외국계 회사였던 셈이다.
한국 광고시장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글로벌 광고시장 기준에 끼워맞추려던 더블클릭코리아는 결국 쇠퇴의 길을 걸었다. 국내 온라인 광고대행업계의 선구자 같은 역할을 했던 정 대표에겐 로컬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무너지는 회사를 더이상 지켜만 볼 수는 없었다. 2002년 가을, 정 대표가 더블클릭코리아 지분 100%를 전격 인수해 처음으로 주주가 바뀐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당시 지분 100% 중 70%는 정 대표가 보유하고 나머지 30%는 동고동락한 임원들과 나눴다. 더블클릭코리아가 힘든 시절을 거치면서 남은 직원수가 많지 않았지만 끝까지 의리를 지킨 5~6명의 사람들에겐 지분을 주고 든든한 동지를 얻었다.
이후 사명을 나스미디어로 바꾸고 성장을 이어가던 중 또 한번의 주주 변동이 추진됐다. 웹 기반의 온라인 광고시장이 모바일과 디지털 방송 등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사업범위를 확장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새로운 광고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대규모 자금 유치도 필수였다.
이 과정에서 KT가 백기사로 등장했다. 2007년 정 대표와 일부 임원들의 구주매각과 신주발행을 통해 KT가 지분 51%를 보유하게 됐다. 총 매각금액은 260억 원이었고 이중 110억 원 어치 구주매각이 이뤄졌다. 지분매각으로 KT는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기존의 최대주주였던 정 대표는 지분 40%를 보유한 2대 주주로 관계를 이어갔다. 2008년 2월에는 공식적으로 KT그룹사에 편입됐다.
KT가 최대주주로 올라섰지만 정 대표는 지금까지도 대표이사직을 유지해오고 있다. 지분매매 계약 당시 정 대표가 향후 3년 간 대표이사직을 수행한다는 약정이 있었지만 그 이후에도 KT는 지속적인 회사 성장을 이끈 정 대표를 여전히 중용하고 있다. 현재는 1년 단위로 대표이사직을 재선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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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나스미디어의 코스닥 상장으로 지분 구조가 다소 바뀌었다. 상장 당시 정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13.5% 가량을 현금화하며 2013년 말 기준으로 KT가 45.38%, 정 대표가 20.81% 지분율을 갖게 됐다.
현재의 지분구조를 완성한 것은 지난 4월이다. 4월말 기준으로 KT는 42.75%, 정 대표는 19.6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1, 2대 주주 변동은 없다. 3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13.17%)도 그대로다. 다만 지분 5.81%를 들고 있던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가 보유 지분 전량을 블록딜로 매매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9월 보유하고 있던 검색광고대행업체 엔서치마케팅을 나스미디어에 넘기면서 나스미디어가 진행한 유상증자로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보호예수기간(락업) 6개월이 끝나자마자 블록딜을 통해 지분을 현금화했다. 10여 개의 기관들이 해당 지분을 매입했다.
나스미디어는 KT그룹이 2년 전부터 진행한 계열사 정리작업에서 당당히 살아남았다. 살아남았다고 보기보단 엔서치마케팅 인수에까지 힘을 실어준 KT가 오히려 나스미디어와의 시너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대표도 당분간은 나스미디어 보유 주식을 처분하거나 회사를 떠날 생각이 없다. 엔서치마케팅 인수를 통해 종합 디지털미디어랩으로 도약하는데 청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지금보다 한단계 더 발전된 회사를 만드는데만 관심을 쏟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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