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에 기대하는 회수시장 정책 [Special Opinion]
송치승 원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공개 2017-06-28 07:57:5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6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늘날 한국의 대기업은 과거와 달리 위험회피성향과 안전추구로 일관하는 사업추진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이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것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한국경제의 성장동력과 희망은 기술혁신 벤처기업에서 찾아야 하고, 또 그래야만 한다. 초기기업과 기술혁신기업이 한국경제에서 대기업을 대신해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벤처캐피탈의 펀드자금결성과 기술력 높은 벤처기업에 대한 발굴과 투자, 그리고 이들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자금의 회수시장이라는 생태계가 원활하게 작동해야 한다.벤처캐피탈 시장의 불모지에서 2005년 정부의 시장친화적인 모태펀드의 도입으로 벤처캐피탈의 펀드자금결성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확대돼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회수시장의 부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사실 원활한 회수시장이 작동하는 나라는 자본시장 중심의 금융구조를 갖는 미국이나 영국을 제외하고는 별로 없다. 우리와 같이 은행 중심의 금융구조를 갖는 일본, 독일, 프랑스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이들 은행 중심국가 중에서 우리가 더 벤처캐피탈이 활성화돼 있다.
벤처캐피탈은 넓고 다양한 회수시장을 필요로 한다. 그동안 연구경험과 미국의 회수시장 원활화 근간인 인프라와 제도를 토대로 필자가 생각하는 실효성이 기대되는 회수시장 활성화 방안을 살펴보고자한다.
먼저 기업공개(IPO) 회수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유동성이 높은 역동성 있는 자본시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혁신 고성장기업이 상장하는 시장의 진입요건을 낮추고 퇴출요건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시장에 상장된 기업에 대한 정보생산과 유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투자자의 감시기제가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의 코스닥시장은 성숙기 기업이 진입하는 유가증권시장의 상장조건과 차이가 별로 없다. 상장기업에 대한 분석보고서가 없는 기업도 수두룩하다. 더욱이 한국 벤처캐피탈의 펀드결성에 해외 투자은행과 같은 출자자가 포함되어 있지 않음으로 투자기업의 해외시장 IPO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국민연금은 작년 1월부터 자산운용방법으로 대형주를 추종하는 소극적 투자전략만을 추구해 자본시장에서 중소형주의 소외현상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자산운용방법이 과연 우리 국민경제에 장기적으로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이렇게 벤처기업을 홀대하면서 과연 벤처기업이 어떻게 기술혁신경제를 이끌고 4차 산업혁명의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든다.
다음으로 인수·합병(M&A)은 일종의 민도 또는 문화와 같은 것이어서 제도의 변경만으로 활성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M&A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매수하고 싶은 기술력이 좋은 기업이 매물로 나와야 한다. 이런 기업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벤처캐피탈의 벤처기업에 대한 감시, 즉 기업성과에 의해 후속투자가 이루어지는 단계별투자방식, 기업성과와 연동된 전환우선주의 현금 또는 주식상환요구, 그리고 이사회 참가와 방문 등과 같은 경영감시 등이 철저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M&A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은 대부분 이루어졌지만 아직도 반영되지 않은 꼭 필요한 조치의 하나로는 사모투자펀드(PEF)의 투자목적 소수지분을 허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PEF는 다른 나라와 달리 경영지배목적의 투자만을 허용해 지분10%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10%미만의 지분투자는 허용하고 있지 않다. 이는 규제의 역차별임과 동시에 벤처캐피탈의 벤처기업 투자지분을 PEF에 나누어 매각하는 것을 곤란하게 하고 있다.
기술혁신 벤처기업이 한국경제의 신장을 주도해가기 위해서는 규제완화와 함께 역동적인 자본시장의 운영과 선진적인 자산운용관리가 필요하다. 벤처생태계를 구성하는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탈은 물론이고 제도설정자인 정부, 자본시장관리 및 운용자인 거래소, 그리고 시장참가자인 증권사, 국민연금, 자산운용기관 등 이해관계자의 혁신은 한국경제의 발전을 위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는 새로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