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7월 19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또를 산 사람들의 총 금액 대비 당첨금 비율은 어느 정도 될까. 사행산업에서 환급률 또는 배당률이라 불리는 이 비율이 로또에는 50% 정도가 적용된다고 한다. 반대로 이야기 하면 로또 사업자가 나머지 50% 수익(비용 차감 이전)을 챙기게 된다. 알고 보면 당첨자 만큼이나 로또 사업자도 '대박'을 맞고 있는 셈이다.강원랜드나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의 배당률은 얼마나 될까. 규정에 따라 이 비율은 80~90% 사이에서 관리가 된다.
수년 전 열풍이 불었던 불법 도박게임 'OO이야기'는 이 배당률이 거의 100%에 육박한다고 한다. 당첨된 몇몇에게만 돌아가는 돈으로 로또와 달리 OO이야기 사업자는 큰 수익이 남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 비즈니스는 괜찮은 수익으로 호황을 누리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산됐다. 이를 가능케 한 건 바로 당첨자의 환전 수수료다.
환전 수수료란 당첨자가 당첨금을 그들만의 화폐(상품권)에서 현금으로 바꿀 때 지불하는 수수료로 10%대에 달한다. 폭리지만 큰 돈을 번 당첨자는 이 수수료에 대해 큰 거부감을 갖지 않고 기꺼이 지불한다고 한다. 그래서 얼핏 보면 남는 게 없어 보이는 이 비즈니스가 영업이익률 10%의 알짜 사업이 된 것이다.
돈을 벌면 그에 걸맞는 세금이나 수수료를 떼는 것에 관대해지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반대로 돈을 잃으면 몇 푼 되지 않는 수수료에 히스테리 반응을 보이는 게 또 사람의 심리다. 제도권 금융에서도 이같은 심리를 그대로 적용한 상품 구조가 많다. 대표적인 게 바로 성과보수 제도다.
사모펀드 시장에서 성과보수 제도는 일반적이다. 5% 초과 수익의 20~30%를 성과보수로 내는 식이다. 어떤 펀드는 수익률이 5%를 넘지 못하면 보수를 아예 받지 않기도 한다. 운용사는 그만큼 성과에 대한 자신이 있다는 뜻이고 고객 입장에서는 돈을 벌어주면 그만큼 대가를 기꺼이 지불하겠지만 그러지 못하면 보수를 아예 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상품이다.
최근 공모펀드중에서도 성과보수 체계를 갖춘 펀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추락하고 있는 공모펀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자산운용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기존 공모펀드의 몰락은 불합리한 보수 체계도 한 몫 했지만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성과보수 펀드의 성공 역시 수익률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사행산업과 펀드를 비교하는 게 무리일 수 있지만 인간의 자본소득에 대한 태도는 본질적으로 비슷하다. 투자자의 보수 지불에 대한 관대함을 만드는 건 결국 수익 여부다. 공모펀드의 수익은 오롯이 자산운용사 펀드 매니저에게 달려 있다. 투자자들이 성과보수에 관대해질 수 있고 또 그 관대함으로 운용사도 대박을 얻을 수 있는 펀드 매니저간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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