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딜 능력자들, 할인율 성적 '기대이하' [Market Watch]'Top3' 골드만·모간·CS, 밴드 상단 형성…"일부 백스톱 가능성도"
민경문 기자공개 2017-07-21 15:40:58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9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록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건수와 규모 면에서 역대급 거래량을 보여주고 있다. 지주사 전환 등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의 지배구조 재편과도 무관치 않다. 그만큼 국내외 증권사들의 먹거리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외형상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등이 물량 기준으로 상위권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프라이싱(pricing)의 핵심인 할인율 지표만 보면 당초 제시한 밴드의 상단으로 결정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단순히 거래 실적이 많았다고 해서 해당 IB의 블록딜 능력을 단정짓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적 'Top3' 골드만·모간스탠리·CS, 할인율 성적 '기대 이하'
올해 상반기에는 총 10개 증권사가 블록딜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MBK파트너스의 코웨이 지분 매각, 홍석현 전 회장과 홍라영 전 부관장의 BGF리테일 블록딜을 단독 주관하며 실적 1위에 올랐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롯데쇼핑 지분을 매각한 모간스탠리, 위메이드의 카카오 지분 블록딜 등을 맡은 CS가 뒤를 이었다.
과연 이들 IB들의 할인율 성적은 어땠을까. 할인율은 매도자, 업종, 거래 규모, 시장 상황 등에 좌우되기 때문에 특정 값이 바람직하다고 얘기하긴 어렵다. 다만 주관사들이 제시한 할인율 밴드를 기초로 프라이싱이 적절했는 지 판단은 해 볼 수 있다. 할인율이 밴드 상단으로 올라갈수록(가격이 싸질수록) 당초 기대만큼 양질의 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상반기 블록딜 주관 'Top3' 였던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CS의 경우 실적에 비하면 할인율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골드만의 BGF리테일 블록딜 할인율은 9.1%로 당초 밴드(7.3~9.1%)의 상단이었다. 코웨이 지분 블록딜의 할인율 역시 밴드 최상단인 6.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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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간스탠리가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대리해 롯데쇼핑 지분을 팔았을 때 할인율은 무려 11%였다. 밴드 최상단(12.6%)은 아니었지만 올해 성사된 블록딜 할인율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위메이드의 카카오 지분 매각과 현대미포조선의 현대로보틱스 지분 매각을 이끈 CS 역시 할인율만 보면 비교적 상단으로 형성됐다.
◇밴드 상단 할인율, 주관사 백스톱 가능성...SK케미칼 자사주 블록딜, 할인율 '제로'
전문가들은 할인율이 밴드 최상단으로 결정된 블록딜의 경우 주관사의 백스톱(back-stop) 가능성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당초 계획한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주관사들이 특정 가격에 이를 떠안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주관사의 평판이나 향후 주가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하면 이를 공개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BGF리테일과 롯데쇼핑 블록딜의 경우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이라는 점에서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3자와는 달리 내부 정보를 가지고 매각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블록딜 이후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투자자들이 더 싼 값의 주식을 요구한다는 얘기다. 양측이 수요조사에 착수할 때부터 평균 대비 높은 할인율 밴드를 제시한 이유이기도 하다.
Top3를 제외하고 올 들어 주관사 실적을 보인 외국계 IB는 HSBC, 씨티글로벌마켓증권, BoA메릴린치, , 도이치뱅크, BNP파리바, 노무라, JP모간이었다. 이 중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의 대우건설 지분 매각(할인율 8.89%)을 맡은 JP모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제시 밴드의 중간값 수준에서 할인율이 결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증권사의 경우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 삼성증권 정도만이 블록딜에 관여했다. 해외보다는 국내 투자자 확보를 위한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할인율만 보면 NH투자증권이 단독으로 주관한 SK케미칼의 자사주 매각 딜이 주목을 끌었다. 제시 밴드는 0~5%였지만 최종 할인율은 0%였다. 그만큼 지주사 전환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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