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 LG·SK 계열 채권 '두 마리 토끼' 잡나 [SK증권 매각]임 대표 "SK그룹 물량 분산 없을 것"...대형 IB 주도 채권시장 변화 주목
민경문 기자공개 2017-07-27 17:03:42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6일 13: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프투자증권이 국내 채권 인수 시장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SK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SK 계열 회사채를 통한 IB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SK그룹 커버리지 유지를 인수 계약 조건으로 명문화하지는 않았지만, 영업 기반이 급격히 흔들린 가능성은 적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관측이다.LIG투자증권 인수로 LG 방계 회사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데 이어 국내 최대 이슈어(SK)까지 영업 기반으로 확보한 만큼 기존 대형 증권사간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SK는 지난 25일 SK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로 케이프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본입찰 이후 큐캐피탈파트너스의 우세를 점치는 이도 있었지만 승자는 케이프였다. LIG투자증권에 이어 SK증권까지 거머쥐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그 동안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매물을 다각도로 검토해 왔지만 최종 선택은 SK증권이었다.
전문가들은 케이프가 국내 SK그룹의 막대한 회사채 물량을 선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3조 9170억 원어치의 일반 회사채(SB)를 발행했다. 공기업을 포함한 국내 대기업 그룹이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최대 규모다. SK증권은 지난 1년 간 SK그룹이 발행한 모든 회사채의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점유율만 35%에 달한다.
매각 이후에도 해당 커버리지 유지할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다.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대표는 "SK그룹 회사채 물량에 대해선 이번 M&A 이후에도 충분한 영업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회사채 물량 유지를 둘러싼 서류상 합의를 거치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인수단 등의 결정권을 가진 계열사 이사회의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현 커버리지 유지를 인수 계약의 조건으로 삼을 경우 자칫 배임 이슈로 번질 수도 있다. 임 대표는 SK그룹과의 계열 관계 해소로 일감 몰아주기 등의 이슈에서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LIG투자증권이 전신인 케이프투자증권은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막강한 회사채 영업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1년 간 LG그룹 회사채 인수 물량만 5000억 원이 넘는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케이프증권의 전체 회사채 인수 물량이 7750억 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60%가 넘는 물량을 LG그룹에서 받아간 셈이다.
'범 LG증권사'로서의 위상은 GS와 LS그룹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지난 1년 간 GS그룹 회사채를 1350억 원어치를 인수했는데 이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점유율로는 1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LS그룹 회사채 인수 실적 역시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단연 '톱'이다.
업계에서는 케이프의 SK증권 인수로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빅3 위주의 회사채 인수 시장이 변화를 맞을 지 주목하고 있다. 매년 4조 원 안팎의 SK그룹 회사채 물량을 고려하면 맞붙어 볼 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SK증권이 지난해 회사채 인수 순위에서 3위를 기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임 대표는 "SK증권 매각 이후 SK그룹 회사채 물량이 여타 증권사로 분산될 가능성을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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