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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증권, 가격·실리 모두 챙겼다 거래 완결성에 대한 자신감으로 승부

송민선 기자공개 2017-07-28 09:22:22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5일 1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프투자증권(이하 '케이프증권')의 M&A 전략이 빛났다. 무리한 '베팅'은 하지 않는다는 M&A 원칙을 세운 임태순 케이프증권 대표는 이번 SK증권 인수전에서도 이 원칙을 고수해 최종 승자가 됐다. '가격'과 '실리'를 모두 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서 케이프증권이 챙기게 되는 실리는 '자기자본 증대 효과'와 '우회상장'이다.

25일 IB업계에 따르면 SK증권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케이프증권-케이프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자인 ㈜SK는 임직원 고용 안정과 SK증권을 성장 발전시킬 의지,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심사 통과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밝혔다. SK증권을 매각하는 이유가 높은 가격을 원해서가 아닌 만큼 거래 완결성 등 가격 외 기준이 중요하게 대두됐는데, 이 기준으로는 케이프증권이 우위에 있다 본 것으로 풀이된다. SK증권 노동조합이 특정 후보를 원색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것도 매각자의 판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이번 SK증권 M&A를 통해 케이프증권이 가격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케이프증권은 그동안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 인수전에서 매각 측이 기대하던 수준보다 번번이 낮은 가격을 제시, 거래에 완주하지 못했다. 이번 SK증권 인수전에서도 역시 자체 평가한 밸류에이션보다 높은 응찰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매각작업이 시작되면서 주가에 등락은 있었지만, 케이프증권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SK증권 시가총액(25일 종가 기준 4770억 원)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매매가는 600억 원 안팎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케이프증권은 출범 초기부터 추구해왔던 자기자본 확충과 우회상장 효과를 함께 누릴 수 있게 됐다. 올해 1분기 기준 SK증권의 자기자본은 4231억 원이다. 케이프증권의 자기자본 2000억 원에 SK증권의 자기자본 4231억 원을 더하면 6231억 원이 산출된다. 두 증권사를 액면가로 합치더라도 30%가 넘는 지분율을 유지, 경영권을 행사하는데 하등의 문제가 없다.

IB 특화 증권사를 표방하는 케이프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을 5000억 원 내외까지 늘리는 방법을 추구해왔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높은 수준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위해 거대 자본 확충은 원하지 않는다. 다만 자기자본이 너무 작으면 모든 투자 건을 셀다운(재매각)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투자 기회를 잃을 우려가 있다.

케이프증권은 SK증권 인수 후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케이프증권의 최대주주는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PEF를 통해 자금을 투입한 특수목적회사(SPC) '이니티움 2016'으로, 지분 82.4%를 보유하고 있다. 제3자 매각이 아닌 방식으로 PEF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IPO가 필수적이다.

임태순 케이프증권 대표는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케이프증권을 인수하면서 임직원 임금과 복리후생 수준을 상향했고, 각종 인센티브 제도 개선을 통해 직원들의 직무 만족도를 이전보다 높였다"며 "SK증권 역시 인수 후 통합(PMI) 작업으로 관련한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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