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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캐피탈, 육류담보대출 영업 재개 계열사 냉동창고 입고품만 취급…기존고객 대상, 대출한도 절반 축소

원충희 기자공개 2017-07-31 11:01:48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8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캐피탈이 육류담보대출(이하 미트론)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해 미트론 사기로 268억 원을 물렸던 경험을 교훈삼아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그룹사 소유 냉동창고에 입고된 담보만 취급키로 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효성캐피탈은 최근 축산물 도·소매업체를 대상으로 미트론 상품을 다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는 냉동창고에 보관 중인 수입육을 담보로 운영자금을 제공하는 동산담보대출의 일종이다.

미트론은 작년 12월 대규모 사기대출사건이 터진 후 시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상품이다. 지난해 불거진 미트론 사태의 피해규모는 6000억 원대. 동양생명이 3803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효성캐피탈도 268억 원 정도 물렸다.

효성캐피탈은 작년 사태를 겪으며 얻은 경험을 토대로 미트론 운용방식을 바꿨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계열사 소유 냉동창고에 보관된 수입육만 담보 삼아 대출키로 했다. 대출한도도 기존에 비해 절반이상으로 줄였다.

효성캐피탈 관계자는 "미트론 사태 이후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기존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재개한 것"이라며 "대출영업도 기존 고객위주로 운영하고 있으며 아직 첫 거래가 일어나지 않아서 취급액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불거진 사기대출은 축산물유통회사와 냉동창고업자가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트론의 경우 유통업자가 수입육를 냉동창고에 맡기고 창고업자가 확인증(창고증권)을 발급하면 유통업자는 이를 근거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받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에서 금융사는 창고업자의 허가가 없으면 담보물 확인을 할 수가 없었다. 때문에 정작 담보물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창고증권만 믿고 돈을 빌려주는 관행이 자리를 잡았다. 사실상 '깜깜이 대출'이나 다름없었다. 더구나 등기를 통한 저당권 설정도 하지 않아 담보물이 얼마나 저당 잡혔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미트론 대출사기가 6000억 원대로 커질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담보물 확인·관리가 가능하다면 미트론 만큼 괜찮은 수익상품도 없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 은행계 캐피탈사 CRO(위험관리최고책임자)는 "예전에 미트론 관련해서 제의가 온 적이 있는데 담보물 확인 및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해 철회했다"며 "만약 계열사 창고에 보관하는 등 담보물 관리·통제가 가능하다면 리스크관리가 수월해져 취급하는데 별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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