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8월 17일 08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기업 최초로 종업원지주회사가 탄생할 조짐이다. 그 주인공은 엔지니어링 업체인 한국종합기술. 호반건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우리사주조합이 한국종합기술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인수전 초반에는 호반건설과 중국계 폐기물 처리 업체가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됐다. 자금력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자금조달에 대한 검증이 필요했었던 우리사주조합은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중국계 회사는 허수였다. 호반건설은 그 동안의 전략 기조대로 보수적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이 가운데 우리사주조합은 종업원 920여 명이 직접 신용대출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키로 했다. 특히 서울보증보험이 신용대출에 대한 보증을 서기로 하면서 자금력에 대한 물음표는 사그라들었다.
입찰 당일 결과는 호반건설의 근소한 우세였다. 그런데 매각자 측은 선뜻 우선협상자로 호반건설을 택하지 않았다.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을 뿐더러 다른 조건들을 고려했을 때 호반건설과 우리사주조합 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매각자 측은 양측에 한 통의 서신을 보냈다. 서신의 내용을 요약하면 '거래 조건 변경 의사 타진'이었다. 여기서 승부가 갈렸다. 우리사주조합만 입찰 가격을 상향 조정했고, 호반건설을 앞질렀다. 종업원들의 인수 의지가 좀더 강했던 셈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종업원들이 의기투합해 인수전을 승리할 수 있었다"며 "거래 막판 입찰 가격을 15억 원 올려 제시하면서 호반건설을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고 말했다.
이제 한국종합기술 종업원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설립 초기엔 정부를, 민영화된 이후엔 대기업을 등에 엎고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종업원지주사로 탈바꿈하게 되면 이런 울타리는 사라진다.
종업원지주사 전환을 앞둔 한국종합기술은 안정적인 경영체제 구축이란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당장 인수에 참여한 920여 명의 종업원을 이끌 적임자를 찾는 게 중요하다"며 "뿐만아니라 이후 어떤 형태로 견제 장치를 만들고, 후임을 선임하는 방식까지 체계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시장의 우려 속에 한국종합기술이 어떻게 성공적인 홀로서기 스토리를 써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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