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8월 22일 08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병철 KTB그룹 부회장이 KTB투자증권의 '판'을 바꾸고 있다. 10% 대에 그치던 IB의 영업이익 비중은 1년 만에 90%를 넘나들고 있다. 자기매매, 투자중개 등의 무게감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교보증권에서 대체투자 인력을 이끌고 합류한 최석종 대표가 체질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권성문 회장도 이 같은 변화가 나쁠 것이 없다. 그 동안 KTB투자증권을 거쳐갔던 대표이사들의 성적과는 단순 비교가 어려울 정도다. 실적 개선은 결국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 KTB금융그룹에 공식 합류했다. 권 회장의 엑시트 플랜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현재로선 공동 경영에 가까운 모습이다. 꾸준한 장내 매수로 이 부회장의 KTB투자증권 지분율은 16.23%(보통주 기준)까지 늘어났다. 권 회장(21.96%)의 지분율 차이는 5% 대로 좁혀졌다.

이 부회장 부임 이후 KTB투자증권은 1년 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만 보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1% 증가한 223억 원을 기록했다. KTB PE, KTB자산운용 등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50억 원으로 무려 110% 넘는 상승율을 보였다. 변화의 중심은 IB였다.
KTB투자증권의 2015년 영업이익에서 IB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1%였다. 하지만 지난해 수치는 무려 93%로 늘었다. IB의 영업익이 확대되는 시점은 이 부회장의 합류 시기와도 일치한다. 올해 상반기만 봐도 88%에 육박한다. 반면 2015년 121억 원으로 영업익 비중이 75%에 달했던 투자중개 부문은 올해 상반기 31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2015년 전체로 64억 원의 영업이익을 보였던 자기매매 부문 역시 올해 상반기는 9억 원대로 고꾸라졌다. 자기자본투자(PI)의 경우 같은 기간 영업이익 61억 원에서 8억 원으로 급전직하했다. IB와 함께 실적 개선을 보인 비즈니스 영역은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자산관리 정도다.

IB의 경우 교보증권에서 합류한 투자금융본부의 대체투자 실적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에만 태양광, 항공기금융 등으로 80억 원 이상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볼륨으로는 부동산 부문 실적이 크지만 투자금융본부의 실적 상향이 가파르다.
이 부회장 부임 이후의 실적 개선은 임직원 보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KTB투자증권의 직원 수는 335명(작년 6월 말)에서 390명(올해 6월 말)으로 늘어났는데 1인 평균 급여액 역시 4882만 원에서 6212만 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권 회장과 이 부회장도 마찬가지였다. 각각 6억 원과 6억 5000만 원을 상반기에 받았다.

1년 전에는 상반기 보수가 5억 원을 초과하는 임원이 없었다. 권 회장의 경우 보유중인 우선주 102만 8270주(10%)에 대해선 4년 간 배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6월 말까지 배당가능이익 부족으로 지급되지 않은 우선주 배당금은 338억 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