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부재 삼성 어디로]'일감기근' 삼성물산, 비상경영 구심점 돼줄까건설 도급액 11조 감소, 현금창출력 둔화 '지주기능' 한계
길진홍 기자공개 2017-08-29 08:18:11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8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은 총수부재로 방향키를 잃은 삼성그룹을 이끌 동력이 돼 줄까. 그룹 지배 정점에 위치한 삼성물산이 수주잔고가 감소하는 등 체력이 저하되고 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둔화와 맞물려 보유 유동성도 감소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실형 선고로 당분간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가운데 지주사격으로 구심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영업력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추가 지분 인수 등 그룹 경영권 방어를 위한 실탄 축적도 과제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2017년 6월 현재 건설사업 총 도급액이 67조 7672억 원, 계약잔액이 27조 8210억 원이다. 전년 동기대비 총 도급액과 계약잔액이 각각 11조 1620억 원, 2조 5656억 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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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도급액 감소는 올 상반기까지 공기가 예정된 국내외 사업장 다수가 준공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는 서울 여의도 'Y22파크원' 공사계약 해지 여파가 컸다. Y22파크원은 사업비가 1조 2900억 원에 달했으나 발주처의 법정분쟁이 장기화하면서 공사계약을 해지했다. 해외에서는 삼성전자 베트남 옌빈공단 메탈동 신축 공사(4385억 원) 등이 마무리됐다.
대형 사업이 속속 완공 또는 해지됐으나 대체 일감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상반기 신규 수주가 2조 43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수주잔고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수주 부진은 매출 감소로 나타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매출액이 상반기 5874억 원으로 전년대비 2.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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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인 건설사업 매출 둔화는 삼성물산 전반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둔화시켰다. 올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085억 원으로 전년 1조 3951억 원에서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활동으로 1조 원 이상의 현금을 창출했으나 올 들어서는 64% 감소했다. 특히 순수하게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이 2530억 원에 그쳤다.
상반기 순이익이 약 3200억 원으로 대규모 흑자로 전환한 점을 감안하면 현금창출력 둔화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금흐름 둔화는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중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수주에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발주 물량도 총수 공백 속에 당분간 정체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현금흐름 둔화와 맞물려 유동성도 감소했다. 올 6월 현재 현금성자산은 1조 4200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약 3500억 원 줄었다. 합병 당시 기대했던 시너지 창출이 지연되면서 실적이 정체돼 있는 양상이다.
영업력 둔화는 총수부재로 인한 자율경영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이사회 중심의 독자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영토 확장을 위한 투자 등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주 기능 확대 차원에서 계열사 추가 지분 소유도 고민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을 각각 4.57%와 19.34% 보유한 대주주이다. 계열사 가운데 삼성생명(8.13%) 다음으로 삼성전자 지분율이 높다. 글로벌헤지펀드 등을 상대로 그룹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내부 재원이 부족할 경우 외부차입 등에 의존해야 한다.
배당금 수취 등으로 금융비용 등을 일부 충당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삼성물산의 현금창출력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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