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9월 04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5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오스만 알 감디(Othman Al-Ghamdi) S-Oil 대표는 임직원과 격의 없이 지내는 CEO로 잘 알려져 있다. 스스로를 '오수만(吳需挽)'으로 칭하는 등 외국인 대표라는 위치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이질감을 없애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편안한 이미지와 달리 경영 현장에서의 모습은 상당히 엄격한 듯 하다. 수시로 증설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세세한 비용까지 꼼꼼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가 현안을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는 탓에 직원들이 무척 힘들어 한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다.
알 감디 대표의 경영 행보 덕분일까. S-Oil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치인 1조 616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약 4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꾸준한 흑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유례 없는 실적의 공을 지난해 9월 취임한 알 감디 대표에게 모두 돌리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 다만 알 감디 체제 이후 한층 강도가 높아진 경영 개선 노력이 사상 최대 실적에 조금이나마 기여한 건 분명해 보인다.
알 감디 대표는 여세를 몰아 '비전 2025'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S-Oil은 지난 8월 30일 비전 선포식을 갖고 중장기 경영 계획을 발표했다. 비전 2025는 △정유 강화 △화학 확대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3대 핵심 전략으로 설정했다. 아울러 '2025년 영업이익 3조 원, 시가총액 25조 원'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잡았다.
비전 2025를 통해 알 감디 대표가 궁극적으로 그려 나가고자 하는 S-Oil은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이다. 실제로 알 감디 대표는 선포식에서 "어떠한 경영 환경에서도 전진할 수 있는 S-Oil만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속 가능한 발전 못지 않게 달성하고자 하는 과제는 내실 다지기다. S-Oil은 비전 2025 전략 수립에 앞서 조직 문화를 비롯한 여러 내부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이를 통해 생산, 영업, 품질관리, 연구개발 등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했다. 비전 2025의 성공을 위해서는 획기적인 비용 절감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게 알 감디 대표의 생각이다.
이제 막 첫걸음을 시작한 비전 2025의 성공을 섣불리 점치기는 어렵다. 유가, 금융 시황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의 특성 상 향후 글로벌 경기 흐름에 맞춰 전략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를 더 채찍질하는 기업은 어떠한 위기가 닥쳐도 살아 남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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