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9월 06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 운용사 97곳, 펀드수 627개, 설정액 12조 원. 올 들어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두배 이상 커졌다. 지난 2015년 말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헤지펀드 시장 진입 문턱이 대폭 낮아진 후 폭발적인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하지만 헤지펀드 지원군 역할을 하는 증권사 프라임브로커(PBS)는 시장 성장이 달갑지만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며 하나같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시장 확대가 PBS들의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증권사 PBS는 보통 대차·스왑·수탁 기능으로 돈을 번다. 이 중 수탁은 수수료가 상당히 낮기 때문에 대부분 대차와 스왑 수익에 의존한다. 계약을 맺은 헤지펀드가 대차와 스왑을 얼마나 많이 활용했는지가 해당 PBS 수익을 좌우한다.
과거 헤지펀드 시장은 롱숏펀드가 대세였기 때문에 대차와 스왑 거래가 활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거래가 거의 필요없는 채권, 메자닌 투자 등 단순한 전략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 헤지펀드에게 PBS의 쓰임새는 그저 수탁과 판매 기능이 전부다.
당연히 시장 성장만큼 PBS의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규모가 커진 탓에 투입되는 인력이나 비용만 늘었다는 불만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PBS들은 '손님 가려받기'에 돌입했다. 실제로 돈이 될만한 헤지펀드만 받겠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부 헤지펀드 운용사는 PBS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시장 급성장에도 수익을 벌어들이지 못하는 책임은 일차적으로 PBS에게 있다. 대차와 스왑에 의존하는 단순한 수익구조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헤지펀드 시장이 지나치게 단순한 전략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채권이나 메자닌 몇 종목 담아놓은 헤지펀드가 한달에도 수십개씩 생기는 것이 과연 의미있는 성장일까.
헤지펀드들이 대거 출연하게 되면 증권사 먹거리가 늘어나고 금융상품도 다양해질 것이라는 당초 시장 개방 목표가 잘 구현되고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질적 성장 없이 양적으로만 팽창하는 시장은 위험하다. '헤지펀드 시장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는 증권사 PBS들의 불평을 그저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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