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폴리오운용, 안정적 수익 비결은 '멀티시스템' [하우스 분석] ②운용·조직·전략도 멀티로…ARS에서 헤지펀드까지 접수
서정은 기자공개 2017-09-15 10:34:10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2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초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헤지펀드 시장의 최고 관심사였다. ARS(Absolute Return Swap) 강자였던 투자자문사가 헤지펀드 시장에 어떻게 안착할지가 관심거리였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시장의 관심에 부응하듯 1년 만에 설정액 1조 원을 끌어모으며 저력을 증명했다.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힘은 '멀티시스템'에서 나온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조직 구성에서 펀드운용, 전략까지 곳곳에 멀티시스템을 적용시켰다. 특정 매니저나 단일 전략에 의해 좌우되기 보다는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해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급격한 시장변화에도 부침없는 성과를 낸 건 멀티 시스템이 곳곳에 자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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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2008년 설립된 타임폴리오투자자문이 전신이다. 자본금은 53억 원, 자기자본은 520억 원(올해 3월 말 기준)이다. 최대 주주로는 황성환 대표(39.5%)를 포함해 임직원(32.2%), 이경화(17.2%), 차문현 전무(11.1%)가 등록돼있다.
황 대표는 서울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출신이자 서울대 주식연구동아리 스믹(SMIC: SNU Midas Investment Club) 1기로도 잘 알려져있다. 그는 대학시절 각종 주식투자 대회를 휩쓸다가 2004년 대우증권을 통해 금융권에 발을 디뎠다.
그는 대우증권을 1년 남짓 다니다 돌연 사표를 던진다. 증권사에 매여있기보다는 자유롭게 주식매매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뜻이 맞는 직원들을 모아 2008년 타임폴리오투자자문을 처음 설립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회사이념은 '상생상락(相生相樂)'이다. 업계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회사가 운용하는 펀드에 회사자산을 투자해 책임운용 의지를 보여왔다.
타임폴리오가 금융시장에 처음 이름을 알린건 설립 첫 해인 2008년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많은 금융사들이 휘청거리는 와중에도 신생 투자자문사가 플러스(+) 수익률을 낸 것이다. 당시 황 대표는 지수선물, 현금비중 조절 등을 통해 성과를 방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려한 신고식을 하며 등장한 타임폴리오투자자문은 사모펀드를 기반으로 강남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다.
ARS 열풍은 당시 타임폴리오투자자문을 자문업계 스타로 올려놨다. 당시 ARS 1위 사업자인 신한금융투자와 일찌감치 계약을 맺으면서 ARS 잔고를 1조 원 이상 늘리며 위세를 떨쳤다. 당시 ARS를 통해 인연을 맺은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핵심 판매사 역할을 하고 있다.
자문업계 강자로 자리매김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해 5월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했다. 운용사로 전환해 보다 다양한 전략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고객 기반을 넓혀가겠다는 의도였다. 헤지펀드 판매 첫날 3000억 원에 육박하는 시중 자금을 모으는 등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열린 뒤 유례없는 흥행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4개의 헤지펀드를 추가로 설정하며 처음으로 설정액 1조 원의 고지를 밟았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설정액은 지난 5월 소프트클로징에 들어간 뒤 1조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자문사 시절부터 멀티시스템 구축…일요일 저녁 회의 필수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가장 큰 특징은 '멀티시스템'에 있다. 멀티시스템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건 운용 측면이다. 황성환 대표가 운용총괄을 맡고는 있지만 각 매니저들이 펀드의 운용에 두루 개입하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헤지펀드 운용사 중 처음으로 멀티매니저 제도를 시행한 곳으로 알려져있다. 멀티매니저 제도는 하나의 펀드 포트폴리오를 여러 하위 포트폴리오로 분리한 뒤 매니저별로 각 분야에 대해 권한을 맡는 방식을 말한다.
조직 구성을 보면 멀티매니저 시스템이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 운용파트는 크게 ARS운용본부와 헤지펀드운용본부를 아우르는 주식운용과 별도 본부인 AI운용본부로 나뉘어져있다. ARS운용본부와 헤지펀드운용본부는 임동율 이사와 안형진 이사가 전담하고 있으며 AI운용본부는 안승우 이사가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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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30명의 임직원 중 운용파트에 속한 임직원은 총 16명이다. 9명이 주식운용을 맡고 있고, 6명이 AI 및 글로벌매크로를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력 이탈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한 상태다.
하나의 펀드 안에 여러명의 매니저가 복수의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기 때문에 이를 정교하게 실현시킬 수 있는 시스템 구현이 필수적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자체 시스템을 통해 주문, 성과분석, 리스크관리, 컴플라이언스까지 멀티매니저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했다. 각 단계별로 멀티매니저들의 의사결정에 대한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운용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멀티매니저 시스템은 자문사 시절부터 사모펀드 운용에 도입했던 방식"이라며 "과거에는 인력이 많지 않아 황성환 대표의 역할이 컸다면 현재는 인력이 늘어나면서 멀티매니저 제도가 보다 정교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펀드가 구사하는 전략 또한 멀티 전략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자문사 시절부터 퀀트시스템을 기반으로 롱숏전략을 구사해왔다. 여기에 메자닌, 이벤트 드리븐, 글로벌매크로 전략 등을 추가해 절대 수익을 추구한다. 편입자산도 주식,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파생상품, 메자닌 등을 두루 편입한다.
일요일 저녁 회의는 멀티 시스템을 지탱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자문사 시절부터 일요일마다 운용팀 전략회의를 시행해오고 있다. 인력 영입 조건 중 하나가 일요일 회의 참석일 정도로 절대적인 역할을 차지한다. 금융시장의 모든 변수가 드러나기 때문에 각 매니저들의 의견을 모아 한 주의 전략을 세우는 식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운용성과를 지키기 위해서는 특정 전략에 얽매이지 않고 탄력적으로 운용 전략을 구사해야한다는 판단"이라며 "다시 자금 모집에 나서더라도 현재의 운용 전략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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