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9월 18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북한이 하루가 멀다하고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더라도 한국물 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지난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금융 시장까지도 흔들릴 정도로 여파가 상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발행 윈도우(Window)를 가지고 있었던 산업은행도 섣불리 딜을 추진할 수가 없었다.
발행사 입장이라면 시장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다. 리스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딜을 추진하다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담당자들이 책임을 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자신들의 위상에 맞게 다른 발행사들을 위해 총대를 메는 일을 자처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13일 글로벌본드 프라이싱을 통해 총 17억 달러의 주문을 확보, 발행 규모를 10억 달러로 확정했다. 꽉 막힌 한국물 시장의 활로를 열었고 핵실험 이후 치솟기만 하던 한국물 시장의 유통금리(G-Spread)를 잡아줬다. 갈피를 못잡던 한국물 시장의 벤치마크 역할도 훌륭히 수행했다.
산업은행이 길을 터주면서 신한은행과 하베스트(Harvest) 등 다른 발행사들은 수월하게 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윈도우를 받고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국민은행, 한진인터내셔널, 기아차 등은 산업은행이 시장을 열어준 덕분에 이전보다는 개선된 환경에서 딜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했을 때도 산업은행은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한국물 시장의 이정표를 세웠다. 당시 딜을 선언(announce)하고 한 시간 후에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했는데 산업은행은 이에 구애받지 않고 딜을 진행했다. 핵실험이라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지만 충분히 극복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결국 15억 달러를 성공적으로 조달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극복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사태 등으로 몸을 사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다만 한국물 시장에서만큼은 국책은행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몸소 보여줬다. 북한의 5·6차 핵실험 이후 공교롭게도 산업은행이 곧바로 딜을 하는 처지에 있었지만 피하지 않고 딜을 성공시키며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한 것이다. 앞으로도 국가대표 한국물 발행사의 품격을 이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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