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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첨단소재, '보수투자' 재무정책 바뀔까 [화학사 빅딜 후]②부채비율 30%대·유동성 풍부…잇단 투자계획 기조 변화 관심

김병윤 기자공개 2017-09-20 08:17:19

[편집자주]

최근 수년간 국내 대기업 간 화학계열사 간판 교체가 잇달았다. 거래 규모가 조 단위에 이르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빅딜이다. 해당 그룹 사업 구조는 물론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거래로 꼽힌다. 과연 계열 변경 후 기업은 어떤 변화를 겪었으며 어떤 진화를 준비하고 있을까. 화학부문 빅딜 후 현주소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8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첨단소재는 부채비율이 계열변경 직후 33%에 머물렀다. 삼성그룹 시절부터 형성된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간판 교체 후에도 이어졌다. 특히 유동성은 우수한 수준이다. 현금성자산은 차입금 규모의 1.7배를 웃돌았다.

빅딜 전 우수한 재무건전성은 보수적인 투자 정책에서 비롯된다. 삼성그룹 내에서 사업 중요도가 떨어진 탓에 자본적지출(capex)이 많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화학업을 주력으로 삼는 롯데그룹 체제에서는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만큼 재무지표의 훼손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롯데첨단소재의 부채비율은 약 33%다. 전년 대비 16%포인트 늘었다. 계열 변경 과정에서 총자산이 5270억 원 가량 줄어든데 반해 부채규모는 1000억 원가량 늘었다. 롯데첨단소재 관계자는 "매입채무와 환헤지 등의 영향으로 부채가 늘었다"고 말했다.

빅딜 과정에서 변동폭은 심하지 않았지만 부채비율은 30% 내외에서 유지됐다. 이는 경쟁사 대비 우수한 수준이다. 합성수지와 건자재 사업을 영위하는 롯데첨단소재의 경쟁사는 LG화학, LG하우시스, 한화L&C 등이다. LG화학, LG하우시스, 한화L&C의 최근 3년 평균 부채비율은 각각 30.8%, 108.2%, 182.9% 등이다.

유동성도 풍부한 편이다. 지난해 현금성자산은 2789억 원이다. 차입금(1670억 원)보다 1000억 원 이상 많다. 올 상반기 롯데첨단소재는 보유 현금으로 차입금 전액을 상환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시절 롯데첨단소재가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은 낮은 투자 부담이다. 롯데첨단소재는 2011년 이후 헝가리 컴파운딩 공장과 중국 동관 컴파운딩 공장 준공에만 나섰다.

화학석유업계 관계자는 "롯데첨단소재는 삼성그룹 시절 소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다"며 "이는 업황이 우호적일 때 증설에 나선 다른 화학사들과 다른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빅딜은 롯데첨단소재의 재무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그룹이 화학사업을 중요시하는 만큼 향후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첨단소재는 올 들어 다양한 확장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는 올해 고부가가치·고성능 제품 생산 확대를 위해 베트남·중국·멕시코·헝가리 등 해외에 컴파운딩 공장 신설에 나선다고 밝혔다. 총 투자 규모는 400억 원 정도다. 신규 사업의 검토도 이뤄지고 있다.

롯데첨단소재 관계자는 "해외의 컴파운딩 공장 신설은 현지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베트남 경우 현지에서 창출하는 이익이 없는 만큼 지원이 불가피하지만 큰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현재 보유한 현금성자산 규모를 감안하면 향후 투자가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라며 "계열 변경 후 그룹 내 위치가 제고된 점은 재무안정성을 보완하는 요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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