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생존' W쇼핑, 수익성 개선 방점 [T-커머스의 공습]융합BM연구소 기반 기술경쟁력 강화…올해 흑자전환 목표
노아름 기자공개 2017-09-22 07:55:51
[편집자주]
한 때 홈쇼핑의 재고 처리 채널로 여겨졌던 'T-커머스'가 유통업계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 잠식을 우려해 미온적으로 대응하던 홈쇼핑 5사도 최근 태세를 전환했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가는 업계 차별화 전략을 뜯어보고 장기 성장의 토대를 구축해 놓았는지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0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커머스(데이터홈쇼핑) 사업자 W쇼핑이 업계 유일의 기술연구소를 통해 올해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딥러닝과 빅데이터 기반의 경쟁력을 강화해 올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W쇼핑은 T-커머스 단독사업자 중 가장 늦게 데이터홈쇼핑 사업을 시작했다. 2015년 8월 스카이라이프 채널 25번에 W쇼핑을 오픈했다. 2005년 사업권을 획득한 이후 10년 만이다.
사업 진출이 빠르지 않았던 만큼 방송 채널은 많이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9곳의 채널에 녹화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신세계TV쇼핑·쇼핑엔티(14개), K쇼핑 B쇼핑(12개)에 비해 채널수가 가장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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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T-커머스 시장이 활기를 띄며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 첫 해 5개월 간의 매출액은 13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지난해 매출은 184억 원으로 훌쩍 뛰어오르며 반등 가능성을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36억 원에서 16억 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W쇼핑의 사업 준비기간이 길었던 요인으로는 인프라 미비가 꼽힌다. W쇼핑은 그룹사의 지원 없이 T-커머스 시장에 독자적으로 뛰어들었다.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K쇼핑은 KT의 자회사 KTH가 운영하고 있다.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신세계TV쇼핑은 이마트·신세계I&C 등 신세계그룹이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 쇼핑엔티는 태광그룹이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B쇼핑은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에서 운영하고 있다.
반면 W쇼핑은 미디어윌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사업권 획득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미디어윌홀딩스는 1990년 설립됐으며 생활정보신문 벼룩시장 발행을 주된 사업으로 하고 있다. 화성산업이 방송 송출 반년 만에 '드림&쇼핑'의 경영권을 신세계그룹에 넘긴 것을 감안하면 W쇼핑이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강한 생존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T-커머스 사업자들은 그룹 계열사의 지원을 통해 사업 확대에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비유동자산을 계열사로부터 매입하거나 유상증자 형태으로 운영자금을 수혈 받는 등의 형태다.
쇼핑엔티는 계열사 티시스 등으로부터 데이터홈쇼핑 기간계 시스템 및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16억 원에 취득했다. K쇼핑을 운영하는 KTH는 KT로부터 메가패스 콘텐츠몰을 22억 원에 양수해왔다. 이외에도 KTH는 콜센터 등 CS(고객서비스) 조직을 보유하고 있는 KTcs의 지분 일부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신세계TV쇼핑은 설립 후 수 차례의 증자를 거쳤다. 최대주주인 이마트는 유상증자 형태로 신세계TV쇼핑에 현재까지 253억 원의 실탄을 지원했다.
기댈 구석이 없었던 W쇼핑은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며 자체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연구개발(R&D)센터 개념의 '융합BM연구소'를 설립하고 김덕중 연구소장을 영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융합BM연구소에서는 딥러닝,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개인별 맞춤형 편성 시스템을 개발해오고 있다. 연구개발한 기술에는 날씨 연동 방송 편셩표 생성 등이 있다. 날씨 등 외부정보를 중앙 시스템에 입력하면 시스템이 스스로 학습을 거친다. 이후 수익 극대화가 예상되는 방송 편성표를 생성하는 방식이 구현 가능해졌다.
한편 W쇼핑은 사업초기 재무지표를 우량하게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0원으로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상태다. 차입 없이 회사를 운영한 결과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78.3%를 기록했다. 자본과 부채가 나란히 늘어난 영향으로 부채비율은 전년(73.3%) 대비 다소 증가했다.
기업의 신용 및 지급 여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지난해 처음 2배를 넘어섰다. 경영상태가 양호하다고 평가되는 기준인 2배를 소폭(2.07배)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말 기준 W쇼핑의 유동자산(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150억 원, 유동부채(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부채)는 72억 원이다.
W쇼핑 관계자는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고 기술경쟁력을 강화해 올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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