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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지배구조의 진화]신한지주, 7년간 무엇이 바뀌었나④'CEO자격·승계프로그램' 개선..해외 투자자 시각 달라져

김선규 기자공개 2017-09-26 09:20:00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5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2월 신한금융지주 수장으로 선임된 조용병 회장은 취임 이후 아시아, 유럽, 미국 등을 돌며 해외투자자들과 만나 자신의 경영 철학과 성장 전략을 알리기에 분주했다. 그가 해외투자자에게 강조한 카드는 2가지다. 하나는 글로벌, 디지털, IB부문 경쟁력 강화 방안을 담은 '2020프로젝트', 또 다른 하나는 바로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다.

조 회장이 ESG를 내세운 까닭은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사회책임투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기관으로부터 높게 평가 받은 ESG 결과를 설명하면서 안정적인 지배구조 체계가 지속 가능한 성장과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음을 해외투자자에게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배구조는 불과 7년 전만 하더라도 기업가치와 투자를 떨어뜨리는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다. '신한사태'라는 내홍을 겪으면서 불안정한 지배구조는 해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방해하는 걸림돌로 인식됐다.

하지만 현재 신한지주의 지배구조는 하나의 투자 포인트가 됐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AT커니(A.T. Kearney)로부터 자문을 받아 신한사태로 노출된 '제왕적 지배구조', '이사회 운영의 한계' '취약한 사외이사 역할' 등의 문제를 개선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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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가 신한사태를 겪으면서 가장 먼저 손을 본 것은 CEO 자격과 승계 프로그램이다. 신한지주는 2011년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규범을 제정하면서 경영승계계획과 CEO의 연임 제한 및 자격요건을 구체화했다.

신한지주는 신한사태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임했다. 당시 이사회 규정 제 40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사회의 결의로 이사 중에서 대표이사 회장 1인을 선임한다"고 명시했다. 회장 후보를 이사들로 한정함으로써 외부의 압력을 차단해 지배구조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장치로 활용했지만, 이사 중 어떤 직책의 이사가 주관해 어떤 과정을 통해 후임 회장을 선임하게 되는지 규정되지 않아 절차상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문제가 노출됐다.

이에 신한지주는 회장 후보만 관리 추천하는 별도의 위원회인 '지배구조및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경영승계 절차의 개시·종료, 회장 후보군 선발 및 자격검증 관리방법, 비상승계계획, 최종 후보자 자격요건 검증 및 추천 결의 등을 명문화했다.

특히 과거에 달리 CEO의 연령을 제한함으로써 장기 집권에 따른 이사회 지배와 제왕적인 지배력 행사를 차단했다. 또한 차기 회장 후보군을 비교적 명확하게 구체화했다.

신한지주는 매년 5월에 열리는 2차 임추위에서 육성 후보군을 선정한다. 그룹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그룹경영회의에 참석한 주요 계열사 CEO가 육성 후보군에 포함된다.

육성후보군을 둠으로써 내부 후보들 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주요 계열사 사장 직위에 있는 2인자들이 차기 CEO 후보군으로 자연스럽게 인정되는 관행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외부 개입 및 공정성 시비, CEO 승계 문제를 둘러싼 임원들 간의 지배력 다툼 등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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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변화는 이사회 구성과 역할이다. 신한사태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회장이 사실상 이사회를 자신에게 종속화할 수 있도록 이사회가 구성됐다.

당시 상법상 선임 및 임기 제한 없는 '기타비상무이사'를 2명이나 두고 회장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이사회에 참여시켰다. 사외이사 구성도 교수와 재일교포 중심으로 선임돼 특정 배경과 직업군에 편중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이사회 구성을 들여다보면 사외이사 비중이 83%로 법적 요건인 과반을 크게 상회한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 사외이사 평균도 75%에 달해 경영진 견제기능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이사회 내 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가 우선 선임되도록 했다. 실제 8개 위원회 중 7개 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가 맡는다. 과거 대표이사 회장과 기타비상무이사가 이사회운영위원회, 보상위원회, 사외이사추천위원회 등 핵심 위원회 위원장을 도맡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신한지주는 사외이사의 자기권력화(Clubby Boards)를 막기 위한 방안도 갖췄다. 재임 임기를 제한하거나 임원후보 추천 권한을 분산했다. 사외이사 견제 방안은 다른 지주보다 한 발 앞선 차별된 지배구조 체계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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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재일교포 사외이사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신한사태 이후에도 재일교포가 차지하는 사외이사 자리는 4석으로 변함이 없었다. 이사회 내 권력이 특정 집단으로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재일교포들이 신한지주 지분 20% 안팎을 보유한 주요 주주라는 점에서 오너십 안정화(Ownership Structure), 의사결정의 효율성, 경영진 견제 및 주주권한 강화 측면에서 재일동포 사외이사 선임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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