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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 큰 장 선 베트남 공략 나선다 신규 라이선스 발급 안돼…"2020년까지 M&A 매물 많이 나올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7-09-26 07:57:16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5일 1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금융사들이 베트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중국 시장 개척에 집중했다가 최근 탈중국을 서두르면서 '포스트 차이나' 유력 후보로 베트남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부실 금융회사 정리를 위해 신규 라이선스 허가를 내주지 않자 베트남을 전초기지로 동남아시아 금융시장 확장을 꾀하는 국내 금융사들이 현지 인수·합병(M&A)에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금융산업 구조개혁 플랜'에 따라 올해 말까지 은행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말 기준 50여개에 달했던 현지은행을 20개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또 베트남 정부는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상위 15개 은행의 시장점유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는 규모의 경제를 시현해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취약 은행 국유화 계획을 발표하고 부실은행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중앙은행은 업계 36위 은행은 VNCB(Vietnam Construction Bank)의 지분을 전량 몰수해 국유화했다. 전액 자본잠식 상태로 평가, 무상으로 100% 지분을 몰수하는 방식이다. 현지은행인 오션뱅크(Ocean Bank), 글로벌석유은행(GP Bank)도 국유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션뱅크는 베트남 은행순위 24위, 글로벌석유은행은 32위다.

금융권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올해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지속적인 M&A를 유도하고 있다"며 "부실은행의 경우 국유화한 뒤 지분 인수 방식으로 정상은행에 되파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사들은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올해 말부터 M&A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계기로 신규 라이선스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현지 금융회사 M&A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올해 베트남 정부 주도의 금융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2020년까지 은행 뿐만 아니라 금융사 M&A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현지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계 은행에 대해서도 베트남 총리의 특별승인을 받으면 현지은행 M&A도 가능해졌다는 점도 이미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금융그룹이 관심을 쏟는 이유다. 예컨대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4월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해 호주 ANZ은행의 베트남 소매금융 사업부문을 인수한데 이어 현지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업 뿐만 아니라 보험·캐피탈 등 비은행부문 M&A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은행들이 대부분 보험·캐피탈사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데 베트남 정부가 은행의 비주력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농협금융그룹이 베트남 내 보험사, 특히 손해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금융그룹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어떤 매물을 내놓을지는 분명히 지켜봐야 한다"며 "현지인을 대상으로 영업하기 위해선 현지 금융사 M&A가 필수적인 만큼 앞으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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