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 리더는]행장직 포기한 양종희 KB손보 사장, 연임 승부?상시위 검증 과정서 고사, 보험업 경쟁력 강화 '쳠병역할' 자임
안경주 기자공개 2017-10-19 10:35:33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7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국민은행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사진)이 KB금융지주 상시지배구조위원회(이하 상시위)의 후보검증 과정에서 행장직을 고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은행으로 자리를 옮기기 보다는 KB손보에 집중할 시기라는 이유에서다.임기만료까지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양 사장은 KB손보의 성장을 위해 과감히 행장직을 포기한 것이다. 지금까지 KB손보를 안정적으로 성장시켜온 양 사장의 이 같은 결정이 향후 연임 여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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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고위관계자는 "(양 사장은) 상시위의 인터뷰 과정에서 KB손보의 성장에 있어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에 있다면서 본인의 고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확정된 허인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 등과 함께 유력 후보군으로 꼽혔다. 국민은행으로 입행한 뒤 KB금융에서 경영관리와 전략기획부장, 전략기획 상무와 부사장을 거친 전략통으로 윤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양 사장의 결단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특히 양 사장은 상시위에 고사의 뜻을 내비치면서 KB손보 경쟁력 강화의 첨병역할을 자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의 특성상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사업의 연속성을 감안하면 잦은 CEO 교체를 피해야 한다는 이유다. 양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해 1년6개월 가량 KB손보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KB손보 인수 후 KB금융의 조직문화를 안착시키는 과정에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2015년 6월 KB손보(당시 LIG손보)를 인수했지만 이듬해 3월 에서야 CEO를 교체하고 PMI(인수후합병) 작업에 집중하는 등 'KB 색깔' 입히기에 나섰다.
양 사장의 이 같은 의지는 평소 지인들에게 했던 말에서도 엿볼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양 사장은 평소 KB손보에 와서 보험을 해보니 좋고 보험업을 더 해보고 싶다고 종종 얘기했다"고 전했다. 양 사장은 상시위 인터뷰에서도 국민은행 보다는 KB손보를 계속 맡아서 이끌어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양 사장이 윤 회장의 부담을 덜어주고 불필요한 논란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북 전주 태생인 양 사장은 윤 회장(전남 나주 태생)과 같은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KB금융 내에서 윤 회장의 최측근 인사 중 하나로 분류됐다.
KB금융 고위관계자는 "윤 회장이 호남지역 인사를 중용하는 것에 대해 부담이 있다는 점을 알고 (양 사장이) 먼저 지역적 균형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처럼 양 사장이 KB손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행장직을 고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향후 연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계열사 CEO 후보추천 권한이 있는 상시위에 사실상 KB손보를 지속해서 이끌어나가겠다는 뜻을 전달한데다 상시위의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는 위원장을 윤 회장이 맡고 있어서다.
특히 양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로 정해져 있지만 지난 7월 KB금융의 완전자회사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연말께 예정된 계열사 CEO 인사에서 교체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KB금융 일각에선 양 사장이 연임도전을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KB금융 안팎에선 양 사장의 연임이 현재까지 우세하다는 분위기다.
윤 회장이 증권·보험 등 비은행부문 강화로 포트폴리오 안정화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양 사장을 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 사장은 보험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KB손보로 자리를 옮긴 후 당기순이익을 2015년 1600억 원에서 지난해 3000억 원으로 끌어올렸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2200억 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순익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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