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국GM 어디로 가나]'소수주주' 산업은행 목소리 안 먹힌다③GM, 정상화 방안 수립 요구 묵묵부답…주주감사권 유명무실

길진홍 기자공개 2017-10-20 08:31:40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8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한국GM 경영전략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거부권(비토권) 기한이 만료된 가운데 출자 파트너로서 경영 감시 역할도 대폭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간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GM 측에 경영 개선 방안 수립과 내용 공개를 요구하는 주주감사에 착수했으나 회신을 받지 못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그 동안 한국GM에 대한 주주감사를 벌여왔다. GM과 맺은 주주간약정에 근거해 소수주주로서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발동했다. 지난해부터 줄곧 경영개선 대책 수립 등을 요구해왔으나 GM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지분 17.02%를 소유한 산업은행은 2대주주로서 여러 권리를 갖는다. 대주주 경영 과실을 견제하고 경영 정상화를 요구할 수 있다.

그 동안 주주총회 등을 통해 한국GM에 일회성으로 경영 개선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손실이 5300억 원에 달하는 수년간 누적손실이 2조원가까이 불어나면서 주주감사권을 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을 담당하는 부서도 기업금융부에서 투자관리실로 이관하고 관리를 강화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본사 차원의 경영개선 대책을 요구하는 주주감사에 착수했으나 아직까지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주주감사를 두고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GM과 산업은행의 주주간계약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GM이 옛 대우자동차 인수 조건으로 산업은행 출자를 요구했다. 이후 산업은행은 29.9% 지분 출자를 결정했고 양측은 주주간 협약을 맺는다. 주주간협약에는 소수 주주권 보장과 15년간 사업 유지 조건 등이 담긴다. 당시 GM은 3년 사업 유지를 제시했으나 협의 과정에서 15년으로 기한이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가 2010년 GM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산업은행 지분이 희석되면서 주주간계약을 조정했다. 합의서를 재조정한 'GM대우 장기 발전방안 합의문'이 만들어진다.

산업은행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안건에 대한 반대권 행사 지분율을 기존 25%에서 15%로 하향 조정했고, 투자한 우선주에 대한 원금과 배당금 상환 약속도 받아냈다.

당시 GM과 산업은행은 개발 차종의 기술 공동소유 권한 등 쟁점 사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한국GM 매각시 생산 기술과 국내외 판매 권한도 새 주인에게 모두 넘긴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경영권 매각 반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비토권은 지난 16일 만료됐다. 하지만 아직 견제장치는 유효하다. 한국GM이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존속할 경우 산업은행의 소수주주권은 유지된다. 하지만 주주감사 등에 한국GM이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경영감시 활동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됐다.

GM의 국내 사업 유지를 강제하는 비토권이 상실되면서 산업은행의 입김은 대폭 약화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측은 "쓸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동원한 상황"이라며 "한국GM측의 경영정상화 노력을 당분간 지켜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