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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한국GM 지분매각 계획 없다" 노조 강경대응, 적기도 놓쳐…매각시 잡음·지분 가치 하락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7-07-20 10:07:27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9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한국GM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GM 노동조합이 산업은행 보유 지분 매각에 반대한다며 강경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답변이다. 다만 산업은행이 지분을 그대로 들고 가더라도 노조가 우려하고 있는 글로벌GM의 한국 철수 등을 막을 수 있는 장치는 곧 사라지게 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19일 한국GM 지분 처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매각 계획이 없다"고 언급했다. 최근 한국GM 노조는 올 하반기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며 '매각 저지 결의대회' 등을 잇따라 펼치고 있다. 정작 산업은행은 한국GM 지분을 처분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조의 우려는 산업은행이 글로벌GM에 2010년 한국GM(대우자동차)을 매각하면서 맺었던 협약이 조만간 종료된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산업은행은 글로벌GM과 당시 'GM대우 장기발전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면서 보유 중인 17.02% 지분을 토대로 주주 특별결의 사안 등 의사결정에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뒀다. 해당 협약은 오는 10월 16일부로 효력을 잃는다.

산업은행은 내년까지 15% 이상 지분을 소유한 비금융 출자사 주식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는 곳을 제외하고 대우건설과 금호타이어 등 매각 절차를 서두르는 것도 해당 계획의 일환이다. 한국GM 지분 역시 매각을 시도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GM 지분은 글로벌GM이 사들이기를 원했던 주식이기도 하다. 글로벌GM은 산업은행 지분 때문에 글로벌 경영전략을 펼치는데 방해가 된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갖고 있었다. GM은 수년 전부터 지분을 모두 사들이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나 산업은행이 이를 거절해 왔다. 산업은행은 이를 매각할 경우 글로벌GM이 국내에서 철수해 고용시장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산업은행 입장에선 협약이 올 10월부로 끝을 맺게 되면서 글로벌GM의 의사결정에 관여를 할 수 있는 길은 막히게 됐다. 한국 철수 등을 결정할 수 있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을 막기 위해서는 3분의 1 이상 의결권을 확보해야 한다. 적어도 33.34% 이상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비토권 효력을 상실하게 되면 산업은행이 보유한 17.02% 지분으로는 글로벌GM의 어떤 의사결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해당 지분의 비토권이 사라진다는 점은 매각 가치도 그만큼 급격히 약화됐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산업은행 보유 지분을 사들일 만한 곳이 글로벌GM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GM은 글로벌GM 계열 세 곳이 지분 76.96%를 들고 있고, 상하이자동차가 6.0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산업은행 지분 외에는 어떤 투자자도 들어와 있지 않은 비상장사다. 의사결정 등에 별다른 의미를 가질 수 없는 산업은행 보유 한국GM 지분을 여타 외부 기관이 사들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글로벌GM도 불리한 협약이 종료되는 가운데 이전처럼 의욕적으로 지분 매입을 타진할 가능성은 크게 떨어진다.

산업은행은 한국GM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당분간 그대로 들고가며 글로벌GM의 향후 행보를 지켜보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분을 매각해 한국GM 노조 등에 빌미를 제공할 이유가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많지 않다. 대우건설과 금호타이어 등 보다 규모가 크고 매각을 추진하며 이들 임직원과도 각종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굳이 한국GM 지분을 팔아 이들과 잡음마저 키우는 상황을 만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GM 노조가 아직 특별한 움직임 등도 없는 와중에 정권 교체기를 맞아 시작된 노동계의 움직임에 동승하면서 이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산업은행이 처한 대내외적인 다양한 문제들을 볼 때 10월 글로벌GM과 협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곧바로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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