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온, '유동성 빡빡' OCI 지분 또 팔까 14년만에 대량 매도, '차입금 상환' 위해 추가 처분 가능성
김병윤 기자공개 2017-10-27 08:24:40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5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그룹 계열사인 시멘트제조업체 유니온이 14년 만에 보유 중인 OCI 지분의 일부를 매각해 관심이 모아진다. 쌍용머티리얼즈 등 인수로 급격히 불어난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한 조치다.급한 불은 껐지만 유동성은 여전히 빡빡하다. 이익창출력과 현금성자산은 단기차입금 대비 1/10 수준이다. 차입에 보수적인 재무정책을 감안하면 추가적으로 OCI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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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은 지난 18일 OCI 지분 30만 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 총 매각액은 299억 4000여만 원이다. 주당 매도 가격은 지난 18일 종가 대비 4.7% 할인한 수준이다. 이번 매각 후 OCI에 대한 유니온의 지분율은 3.9%(93만 508주)에서 2.64%63만 508주)로 낮아졌다.
유니온 관계자는 "단기차입금 상환을 위해 OCI 주식을 매각했다"고 말했다. 관련해 유니온은 지난 24일 단기차입금 총액을 860억 원에서 609억 5783만 원으로 감소한다고 공시했다.
유니온이 OCI 지분을 매각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유니온은 2003년 12월 총 5차례에 걸쳐 4만 5580주를 매각했다. 당시 OCI주가는 1만 5000원 내외다. 처분 규모는 7억 원 내외로 추산된다. 299억 원에 달하는 이번 매도 규모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14년 만에 유니온이 OCI 지분을 대량으로 처분한 것은 최근 유동성이 넉넉치 않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유니온의 단기차입금은 약 860억 원이다. 전년 말 대비 760억 원 늘었다. 현금성자산은 차입금의 1/11 정도인 54여억 원에 불과하다. 올 3월 쌍용머티리얼즈와 그 자회사 쌍용툴텍을 인수하면서 차입금을 늘린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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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차입금 만기에 일부 대응했지만 유동성 상황은 여전히 빡빡하다.
올 상반기 말 기준 1년 내 상환해야할 단기차입금과 매입채무·기타채무는 740억 원이다. 최근 5년 평균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OCF)는 65억 원 내외다. 자체 이익창출력과 보유 현금으로 차입금을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해까지 유니온은 총차입금을 100억 원 수준으로 유지했다. 차입에 보수적인 재무 정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차입금 상환을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추가적인 지분 매각에 나서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유니온의 매도가능금융자산은 857억 원이다. 이 가운데 97.5%가 OCI 지분이다. 보유 중인 OCI 주식 외 차입금 만기에 대응할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OCI 주가는 최근 상승 추세에 있어 매각하기에 나쁘지 않은 시점이다. OCI 주가는 지난해 12월 7만 원대를 기록했지만 이날 장 중 11만 5000원을 찍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수영 OCI 회장의 타계 역시 지분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OCI그룹 계열사 중 OCI·삼광글라스·유니드 등은 이회림 창업주의 세 아들이 주축이 돼 이끌고 있다. 유니온 경우 이회림 창업주의 동생인 이회삼 전 회장이 설립했고, 이 전 회장의 장남인 이건영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계열사 간 지분 관계는 혈연만큼이나 끈끈하게 얽혀있지만 그룹의 구심점인 이수영 회장의 별세로 약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이수영 회장의 타계로 계열사 간 지분 관계의 결속력이 완화될 수 있다"며 "유니온이 OCI 지분을 추가로 매도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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