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믿었던 방산 부진에 '울상' [Company Watch]美 수출량 감소 영향, 중동·동유럽 등 거래처 확대 주력
심희진 기자공개 2017-10-31 08:39:46
이 기사는 2017년 10월 30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풍산이 방산 부문 수익 감소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그간 실적 안전판 역할을 해온 방산 부문은 핵심 시장인 미국의 탄약 수요가 줄어든 탓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풍산은 중동, 동유럽 등 거래처 다변화를 통해 실적 반등을 이끌어낼 방침이다.풍산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960억 원, 영업이익 502억 원을 기록했다. 2016년보다 매출액은 0.2%, 영업이익은 1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7% 줄어든 128억 원을 기록했다.
풍산 관계자는 "신동 부문은 구리 가격이 높게 형성된 데다 판매량도 예년과 비슷한 5만 톤을 기록하면서 양호한 실적을 냈다"며 "방산 부문의 수출량이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하면서 매출액이 전년보다 10%이상 감소하는 등 차질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2008년 인적분할을 거치면서 풍산의 사업부는 △신동 △방산 등 두 부문으로 단출해졌다. 신동 부문은 구리, 알루미늄, 아연 등 비철금속을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방산 부문은 군용탄, 스포츠탄, 소구경탄 등을 제조해 국방부에 공급하거나 해외로 수출한다.
사업회사로 재탄생한 이후 풍산의 방산 부문은 내수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08년 파키스탄에서 1억 달러 규모의 대구경탄 수주를 확보한 데 이어 미국에서 판매하는 스포츠탄의 경우 일대일 거래를 줄이고 도매업자들과의 대규모 계약을 늘렸다.
해외 공략에 힘쓴 결과 방산 부문의 외형은 꾸준히 성장했다. 2005년~2008년 3000억 원대였던 매출액은 2009년 4670억 원, 2010년 5050억 원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대에서 30% 후반까지 상승했다. 탄약의 총 수출량은 연 300만~400만 톤에서 600만 톤 중반대로 증가했다.
|
2010년대 들어서는 K9 및 K2용 포탄의 수요가 늘면서 매출이 더욱 커졌다. 국방부가 2012년 전시용 탄약 비축량을 늘린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1년 6470억 원이었던 방산 부문의 매출액은 2013~2015년 7000억 원대로 증가한 뒤 2016년 82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 10년간 방산 부문 매출이 전년보다 줄어든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2013년 미국 소구경탄 시장 공략을 위해 세운 법인 'PMC Ammunition'도 방산 부문의 성장을 거들었다. 환경 규제로 현지 탄약 공장들이 잇따라 폐쇄하자 풍산은 PMC를 설립해 유통망을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PMC의 매출액은 2014년 9383만 달러, 2015년 1억 840만 달러, 2016년 1억 4149만 달러로 매년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미국 대선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총기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면서 탄약을 선제적으로 비축해두려는 수요가 늘어났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탄약 판매량이 감소했다. 풍산의 전체 수출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60%에서 올해 30%로 절반가량 하락했다.
판매 부진으로 방산 부문은 지난 3분기 160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5%가량 줄어든 수치다.
풍산 관계자는 "방산 부문의 경우 내수 시장에선 전년과 비슷하게 선방했는데 수출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올초부터 미국 내 판매량이 감소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중동 등 타지역 수주 확보에 힘썼지만 해당 물량이 3분기에 빠지면서 실적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간 방산 부문은 신동 사업의 실적 부침을 상쇄하는 역할을 맡았다. 신동 부문은 국제 구리 가격에 따라 이익 변동폭이 큰 반면 방산 부문은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버팀목이었던 방산 부문이 불확실한 대외 변수로 제몫을 해내지 못하면서 전체 수익성을 갉아먹는 사업으로 전락했다.
풍산은 실적 반등을 위해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판매처를 다변화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생산 가능한 탄약의 종류를 늘리고 제품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27여 개의 신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풍산 관계자는 "3분기에 미달된 수출 물량의 일부는 연내에 반영될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더 높은 수준의 매출을 거두기 위해 터키를 비롯한 동유럽, 중동 지역 등 신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