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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딜 시장 '지배구조'에 들썩…다음 타깃 '롯데' [Market Watch]올해 현대중공업그룹 8000억 규모 거래…롯데 계열도 주식 매각 등 '예고'

양정우 기자공개 2017-11-16 10:36:09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3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배구조 관련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시장을 주시하던 대형 IB의 시선이 현대중공업그룹에 이어 롯데그룹을 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여러 블록딜을 단행했 듯, 롯데그룹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현대중공업그룹은 8000억 원에 가까운 계열 지분이 블록딜로 거래됐다. 지난 6월과 10월 포스코(지분 1.94%)와 현대미포조선(3.18%)이 현대중공업 지분을 총 4463억 원 어치 팔아치웠다. 현대중공업뿐 아니라 현대로보틱스 지분도 3522억 원 가량 거래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블록딜 거래가 쏟아진 건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룹 계열들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행위제한을 충족시키기 위해 대량매매를 진행했다. 재무적투자자(FI)도 대형 이벤트가 벌어지자 전략적 선택에 따라 지분 매각을 단행했다.

롯데그룹도 지난달 12일 롯데지주 체제를 출범시켰다. 앞으로 현대중공업그룹처럼 △지주사의 자회사 이외 계열 지분 보유 불가 △상장(20% 이상) 및 비상장(40% 이상) 계열 지분 보유 △손자회사 및 증손회사의 국내 계열 지분 보유 불가 △(일반지주사의 경우) 국내 금융업 및 보험업 기업 주식 보유 불가 등 지주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시간외 대량매매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우선 손자회사는 향후 국내 계열사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새로운 지배구조에서 손자회사인 롯데정보통신은 체체 전환 속에서 상장사인 롯데지주(2.3%)와 롯데쇼핑(4.8%)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날 종가 기준 각각 1000억 원 안팎, 3000억 원 안팎에 이르는 물량이다. 블록딜은 물론 분할과 합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요건 충족을 시도해야 한다.

자회사가 손자회사 이외의 계열사 지분을 갖지 못하는 요건도 눈에 띈다. 대홍기획 등 지주사의 자회사로 변모한 계열사들도 상장사(롯데지주, 롯데제과 등) 보유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역시 분할, 합병 등 여러 방안이 고려되고 있지만 지분 매각이 유력한 해법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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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롯데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이 아직 비상장사인 경우가 많다. 본래 롯데지주도 자회사 이외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지 못한다는 제한을 받는다. 하지만 이 요건에 따라 처분해야 할 지분은 모두 비상장 계열(롯데건설, 롯데상사,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정보통신,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의 주식인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지주가 상장 계열사의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요건도 블록딜과 관계없이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지주는 롯데쇼핑(17.9%)과 롯데칠성음료(18.3% 우선주 포함) 등 주요 계열사의 보유 지분을 20% 이상 확보해야 한다. 향후 이들 계열사 주주들이 보유 지분을 롯데지주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롯데그룹이 블록딜 시장을 좌우할 경우 롯데 지분을 잡으려는 주관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블록딜 시장의 IB들은 현대중공업 지분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올 들어 HSBC가 블록딜 주관 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실 지난 3분기 말엔 골드만삭스와 미래에셋대우에 밀려 3위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지난달 현대미포조선의 블록딜을 단독 주관하면서 단숨에 1위로 부상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후속 딜 경쟁이 가열됐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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