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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 경쟁 IB에서 '큰손'으로 진화 [초대형 IB 등장 증권사 전략]각종 기업금융 딜에서 투자자 대우 받을 듯...캐피탈사·인터넷뱅크도 긴장

민경문 기자공개 2017-11-16 11:33:00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5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행어음 인가를 둘러싸고 초대형 IB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단순히 경쟁 상대를 넘어서 각종 자본시장 딜에서 '큰 손'으로 모셔야 할 상대로 승격됐다는 평가다. 이는 기존 투자자로 분류되던 캐피탈사, 보험사 등의 입지를 좁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에 대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을 심의·의결했다. 금융위가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키우겠다며 2011년 7월 초대형IB 육성계획을 발표한지 6년 여만이다. 이중 한국투자증권은 유일하게 단기금융업(발행어음)을 인가 받았다.

올해 말까지 발행어음을 통해 1조 원을 조달한다는 입장이다. 발빠른 행보다. 금리 산정 등 발행어음 선점 효과를 최대한 누리겠다는 전략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 전체로 보면 초대형 IB를 포함해 인터넷뱅크(카카오뱅크), 캐피탈사 등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전문가들은 한국투자증권이 단순 IB가 아니라 '투자자' 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에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당장 기업공개(IPO), 회사채 수요예측 등의 자본시장 딜에서 '큰 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함께 또 하나의 종금사가 탄생한 것으로 해석하는 이도 있다.

초대형 IB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이제 IB 딜에서의 주관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대를 넘어서 대형 기관투자가로서 승격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초대형 IB라고 한들 자체 IB 딜에 직접 참여하기는 한계가 있다. 공모 흥행 측면을 고려하면 경쟁사인 한국투자증권을 투자자로 '섭외'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투자자들은 발행어음이라는 무기를 장착한 한국투자증권에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은행, 인터넷뱅크, 캐피탈사, 초대형 IB 등이 자본시장 내에서 동일한 입지를 갖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국내 캐피탈사 관계자는 "안 그래도 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은 오르는데 경쟁사만 늘어나 딜 소싱만 더욱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발행어음 인가를 앞두고 ‘업권 침해'가 아니냐는 은행업계의 반발도 상당했다. 이에 대해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14일 기자 간담회에서 "기업들이 여타 투자자 대비 금리를 높게 줘야 하는데도 초대형 IB를 접촉하는 이유는 기존 은행권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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