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한 바디프랜드 '분쟁왕' 수식어 [렌탈전성시대]⑧고가 렌탈 5년 새 이익 5배…SK매직·교원 경쟁사와 잦은 갈등 '노이즈마케팅'?
서은내 기자공개 2017-12-06 07:56:46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5일 09: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활가전업체 바디프랜드가 '안마의자 렌탈'을 무기로 안마의자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3년 사이 영업이익을 5배까지 불리는 등 안마의자 업계 1위 지위를 굳혔다. 하지만 영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타업체와 분쟁이 잦은 탓에 업계에서 '분쟁왕' 이미지도 함께 생겨났다.바디프랜드는 10여년 전 회사를 창업한 이후 홈쇼핑을 통해 빠르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바디프랜드의 안마의자 시장 점유율은 65% 가량이다. 안마의자 시장 후발 업체인 휴테크, 코웨이, SK매직 등은 나머지 시장을 비슷한 수준으로 나눠 갖고 있다.
최근 3년간 이익 지표를 보면 성장세가 뚜렷하다. 2013년까지만해도 785억 원이던 매출 규모는 지난해 3665억 원을 달성하는 등 3년 사이 연평균 1000억 원씩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13년 181억 원에서 지난해 933억 원으로 3년 사이 5배 이상 커졌다.
안마의자는 렌탈 가전 중 가격이 높은 군에 속한다.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 정수기, 침대매트리스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안마의자가 매출의 70%다. 바디프랜드의 안마의자 평균 렌탈 기간은 39개월이며 한달 렌탈료가 10만원 이상인 안마의자 제품이 전체의 8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바디프랜드가 안마의자 시장에서 승기를 잡은 데에는 렌탈 판매방식 도입이 주효했다. 바디프랜드의 판매 구조 특성상 안마의자 렌탈 사업을 금융리스 방식으로 회계처리할 수 있다. 금융리스 방식은 고객과 렌탈 계약을 맺게되면 이후 받을 렌탈료 수익까지 초반에 한꺼번에 매출로 잡을 수 있다. 덕분에 매출과 영업이익 지표가 여타 업체들의 운용리스 방식에 비해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남은 렌탈 기간동안 들어올 렌탈료 수입은 매출채권으로 회계장부에 기록되며 바디프랜드는 이 매출채권을 유동화시키는 선순환 구조도 만들었다. 렌탈료 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자산 유동화를 통해 보다 적은 비용으로 렌탈 제품 구매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바디프랜드가 농협은행 등에 지난해 말 기준 담보로 제공 중인 매출채권 규모는 약 2189억 원이다.
이익 지표나 재무적 여건이 좋아지고는 있지만 생활가전 업계에서 바디프랜드는 '분쟁왕'의 꼬리표가 따른다. 사세를 키우는 동안 바디프랜드는 각종 분쟁의 중심에 서왔기 때문이다. 바디프랜드의 렌탈 시스템이나 제품 특허에 관련된 다툼에서부터 홍보 문구에 이르기까지 분쟁의 종류는 다양하다. 바디프랜드와 분쟁을 빚은 업체가 올 한해만도 5곳에 이른다.
바디프랜드와 SK매직과 신경전은 유명하다. 지난 4월에는 정수기를 놓고 원조 싸움을 벌였다. SK매직이 직수형 얼음정수기를 출시하면서 '국내 최초'란 타이틀로 낸 보도자료에 대해 바디프랜드는 "2015년 출시한 'W얼음정수기'가 가진 최초 타이틀을 침범했다"며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SK매직 측은 "우리가 낸 제품은 얼음정수기가 아니라 얼음을 만드는 제빙기로 제품 군이 다르다"고 응수했다.
SK매직과는 과거 안마의자를 놓고도 소송을 벌인 이력이 있다. 2013년 동양매직(SK매직)이 안마의자 시장에 진출하자 바디프랜드는 자사의 렌탈 방식을 따라했다며 1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후 취하했다. 또 동양매직의 홈쇼핑방송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가 기각됐으며 공정위에 "동양매직이 중국에서 안마의자를 수입하면서 직접생산한다는 식으로 소비자를 우롱한다"며 제소했으나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바디프랜드와 분쟁에 휘말린 또다른 업체는 교원이다. 올 초 바디프랜드는 교원이 출시한 웰스 미니S 정수기가 자사의 W정수기를 모방한 것이라 주장하며 교원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교원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바디프랜드에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교원 관계자는 "현재 바디프랜드 박상현 대표이사를 포함 임원진 세 명에게 명예훼손을 이유로 검찰 고발 조치를 취한 상태"라고 말했다.
바디프랜드는 필터제조 중소업체 피코그램이 바디프랜드의 디자인권을 침해했다며 피코그램의 납품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때문에 지난해 11월 피코그램은 바디프랜드를 상대로 영업방해금지가처분 소송을 냈고 법원은 피코그램의 손을 들어줬다.
바디프랜드가 이긴 싸움도 있다. 지난 2월 바디프랜드는 일본 안마의자업체 이나다훼미리를 상대로 특허무효심판청구 소송을 내고 대법원으로부터 무효에 대한 최종 확정을 받아냈다. 이나다훼미리는 안마의자에 내장된 센서가 신체 부위를 자동으로 인식해 마사지하는 기술을 특허권을 주장했지만 대법원이 특허권 상실을 확정했다.
바디프랜드가 각종 방송·지면 등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고 광고 관련 소송에도 엮여있다. 한 광고대행사는 바디프랜드가 광고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며 바디프랜드가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바디프랜드는 수차례 업계에서 분쟁을 일으켜왔지만 결과적으로 소송이나 다툼에서 대부분 진 것과 다름없다"면서 "동시에 노이즈마케팅으로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린 셈"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해결해야 할 문제를 짚고 가겠다는 회사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면서 "그간의 분쟁 건수가 바디프랜드의 업력으로 볼 때 다른 생활가전업체들에 비해 그리 많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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