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견제기능 한계 펄어비스, 평가개선프로세스 우수ESG위원회가 이사회 내 유일한 소위원회...견제기능 약점
서은내 기자공개 2024-11-22 09:13:4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8일 08: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MO(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개발사 펄어비스는 현재 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고 있지 않으며 오너와 이사회의장 분리가 되지 않는 등 지배구조에 있어 약점을 띄고 있다. 다만 ESG위원회를 설치, ESG보고서를 통해 지배구조 관련 사항을 어느정도 기술하고 있고, 이사회 평가 결과를 공시하는 등 약한 기능을 보완해나가고 있다.펄어비스가 이사회 평가결과 '평가개선 프로세스' 면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가 이사회 내에서 이뤄지고 있고 그 결과를 외부에 공시하고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의 근거가 됐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비슷하게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견제기능이나 정보접근성, 참여도, 구성, 경영성과 등이 각각 5점 만점에 2점을 소폭 하회하거나 소폭 상회하는 정도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만 나홀로 3점 후반대 점수를 받으면서 평점 차트가 한 모서리만 뾰족한 육각형을 나타냈다.
◇ 총점 255점에 106점, 이사회·사외이사 평가체계 상위 점수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상반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펄어비스는 255점 만점에 106점을 받았다.
펄어비스가 6가지 평가 지표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영역은 '평가개선 프로세스'였다. 총점 35점 만점에 26점을 기록했고 평점 5점 만점으로는 3.7점을 받았다. 해당 지표의 총 7개 문항 중 3개가 최고 점수를 받았다.
펄어비스는 이사회 평가결과를 주주들이 파악하기 용이하도록 사업보고서에 공시하고 있다. 평가 결과에 근거한 개선안을 마련했다는 내용이 회사의 ESG보고서에 기술하고 있다. 또 사외이사에 대해서도 개별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이같은 점이 평가개선 프로세스 점수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다만 이사회 평가결과에 근거한 개선안의 구체적인 내용 확인이 어려운 것은 마이너스다.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재선임까지 반영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펄어비스는 2023 ESG 보고서에서 "2022년을 시작으로 매년 이사회와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자가 평가를 실시해 이사회 운영의 효과성을 측정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또 펄어비스는 "세부 평가항목은 이사회 운영효율성과 이사회 성과로 이뤄지고 사외이사 상호평가를 함께 진행한다"면서 "결과를 사업보고서에 공개하고 있으며,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이사회 운영 활동에 대한 개선사항을 도출하고 이사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이사회의 업무 성과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2023년 말 사업보고서에서 펄어비스는 이사회 평가 항목으로 크게 운영 효율성과 이사회 성과를 두고 있다. 운영 효율성은 이사회 운영 적절성, 이사회 전문성, 충분한 자료 제공, 토론 방식 적절성, 이사에 대한 지원에 대해 세부 평점을 매기고 성과는 경영의사결정 사항 검토, 재무성과 검토와 관찰, 이사회 내 역할 강화, 경영 감독과 사후관리 등으로 세부 평점을 매겼다.
◇ 견제기능·정보접근성·참여도, 5점 만점에 1점대
펄어비스는 견제기능 지표에서 45점 만점에 14점을 받았다. 견제기능은 총 9개 문항으로 평가됐다. 그 중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 보수의 과도한 책정 여부 항목을 제외하고는 7개 문항이 1점을 받았고 나머지 한개 문항은 2점을 받았다. 미등기이사 보수와 관련해서는 펄어비스가 미등기임원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단순히 5점이 부여됐다.
견제기능에 대한 평가문항은 외부 또는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는지나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주기적으로 열리는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여부 등으로 구성돼있다. 내부거래에 대한 통제 체계나 감사위원회의 구성도 견제기능을 보여줄 수 있는 표식들이다. 펄어비스는 견제기능을 할 수 있는 이같은 장치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정보접근성 항목의 점수도 부진했다. 총점 5점 만점에 1.7점이다. 펄어비스는 아직까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고 있지 않고 이사회 의안 반대 사유에 대한 공개도 없었다. 주주환원 예측가능성이 낮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낮은 점수로 이어졌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여부도 미공시하고 있다.
구성 지표에서는 총점 45점 만점에 19점, 5점 만점에는 2.1점을 받았다. 최대주주인 김대일 전 펄어비스 대표가 이사회의장을 맡고 있으며 이사회 내 위원회로 ESG위원회 하나만을 두고 있다. ESG위원회는 2022년 3월 신설됐다. 펄어비스는 자산 규모가 2조원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감사위원회나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설치 의무는 없다.
참여도 지표에서는 총점 40점 만점에 14점, 5점 만점에는 1.8점을 기록했다. 이사 출석률은 100%를 기록하고 있으나 이사회 개최 횟수가 1년간 8회에 그쳤다. 유일한 이사회 내 소위원회인 ESG위원회 개최는 3회에 그쳤다. 사외이사 교육도 실시하지 않고 있어 1점대 점수를 받은 배경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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