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2월 06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2017년 3월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사상 최대 금액인 80억 달러(약 9조 3000억 원)에 미국 자동차 전장 및 오디오 전문 기업인 '하만' 인수를 완료했다. 하만 인수로 경쟁사들도 확보하지 못한 미래 자동차종합부품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에 나섰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고 SK하이닉스, 애플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 메모리 매각계약을 체결했다. 기술 유출 등의 이슈로 아직 거래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최태원 SK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끝에 매각계약 체결까지 밀어붙였다.
# 현대자동차는 2014년 폴란드에 있는 유럽 완성차 판매물류회사 아담폴(ADAMPOL S.A)를 인수했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지만 최근 현대글로비스가 국내 선박관리 전문업체인 유수에스엠을 인수한데 이어 해외 물류회사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굵직 굵직한 거래를 성사시키며 인수·합병(M&A)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인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베팅으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대기업들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데는 환경적인 요인이 크다. 매출 1조 원 이상인 기업이 자체성장(Organic Growth) 즉 R&D 및 내부 역량만으로 주주들이 기대하는 5~10% 성장률을 달성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일정 수준 성장한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기대하는 것이 기업들이 나아갈 수밖에 없는 방향이자 현재 트렌드인 것이다.
하지만 너도 나도 유망 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지금 다소 조용한 기업이 있다. 바로 LG전자다. LG전자는 대형 M&A거래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조금 달라진 모습이라면 최근 오스트리아 자동차 전장부품 회사 ZKW 경영권 인수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속도는 더뎠다. ZKW에 대해 거의 1년 6개월을 검토한 끝에 최근에서야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마저도 협상이 지지부진해 인수 확정까지 요원한 상황이다.
LG전자가 M&A에 소극적인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인화'로 대표되는 보수적인 기업문화도 한몫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018 임원인사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성과주의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또 구본무 회장 외아들인 구광모 상무가 지주사에서 LG전자로 자리를 옮겨 신성장사업 중 하나인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를 맡기로 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혁신과 성장에 방점을 찍은 이번 임원인사를 기점으로 LG전자가 M&A 시장에서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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