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정해규 CFO' 등기임원 첫 임무 1.5조 유증 내년 1월 임시주총서 사내이사 선임…주가관리·주주협의 중책 맡았다
강철 기자공개 2017-12-07 08:43:36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6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1조 5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지난해 5월 삼성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오른 정해규 경영지원실장은 이사진에 합류하자마자 조 단위 유상증자의 완수라는 중책을 맡았다.삼성중공업은 6일 1조 5000억 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안건을 승인한 후 단가 산정, 청약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1조 5000억 원이 납입되는 시점은 내년 5월로 예상된다.
원활한 증자를 위해서는 현재 5억 주인 발행할 주식 총수를 최소 7억 주로 늘려야 한다. 주식 수 변경은 주주들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삼성중공업은 내년 1월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수권주식수 변경'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주주총회에서는 수권주식수 변경과 함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도 논의된다. 남준우 거제조선소장(부사장), 정해규 경영지원실장(전무), 김준철 해양PM담당(전무)이 등기임원 후보로 내정됐다. 안건의 승인될 시 삼성중공업 사내이사진은 박대영 사장, 남준우 부사장, 정해규 전무, 김준철 전무로 재편된다.
신임 사내이사 후보 중 눈길을 끄는 임원은 정해규 전무다. 정 전무는 지난 5월 전태흥 부사장을 대신해 삼성중공업 CFO에 올랐다. 이후 지난 6개월 동안 선박 수주에 맞춘 재무 전략을 수립하는 데 주력했다.
자금, 회계 파트에서 잔뼈가 굵은 재무 전문가로 통한다.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사업지원실장을 맡던 시절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에 깊게 관여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전태흥 부사장을 대신해 정 전무를 CFO로 기용한 것은 실적 악화를 극복할 수 있는 재무 전략 수립을 맡긴다는 의중이 담겨 있다.
정 전무는 사내이사에 오르자마자 유상증자의 완수라는 중책을 맡았다. 이사회 결의 후 이뤄질 주관사 선정, 발행가액 산정, 청약, 실권주 처리 등의 절차는 사실상 정 전무가 총괄한다.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전기, 삼성SDI, 제일기획, 삼성물산 등 주요 주주들과의 원만한 협의 도출도 정 전무의 중요한 역할이다.
주가 관리는 당분간 가장 역점을 둬야 하는 업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증자 단가는 통상 이사회 결의 시점부터 2~3개월의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삼성중공업이 목표로 잡은 1조 5000억 원을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
지난 5일 1만 2600이던 삼성중공업 주가는 이날 증자 발표 후 9100원으로 급락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질 시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주가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증자 규모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증자 완수 외에 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내는 것도 정 전무의 주요 임무로 거론된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삼성중공업의 자구안 이행률은 50% 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미 90%를 넘긴 현대중공업에 비해 다소 부진하다.
삼성중공업은 자구안의 상당 부분을 인력 감축에 할애했다. 1조 4551억 원의 자구안 규모 중 약 5900억 원이 인력 구조조정이다. 이를 감안할 때 수주, 차입금 상환 등 자금 운용 스케줄에 맞춰 현금 흐름을 경색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위로금 지급 계획을 짜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인력 효율화의 경우 노사 합의 지연 등으로 인해 700명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유상증자는 자구안 이행과 별도로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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