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배 자산증식' 정용진의 승계 디딤돌 '광주신세계' [오너십의 탄생]③액면가로 41억 투자, 현재 시가 1900억…배당금도 164억
박창현 기자공개 2017-12-11 08:04:53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기업과 오너십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오너들도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재편의 풍파와 무게를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왕관을 쓸 수 있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오너십의 형성 스토리와 핵심 변곡점들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7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광주신세계 투자로 45배가 넘는 자산 증식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완벽한 그룹 승계를 위해 정 부회장은 추가로 이마트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광주신세계는 승계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정 부회장이 41억 원을 주고 산 광주신세계 지분 가치는 현재 1900억 원이 넘는다. 여기에 배당 수익도 쏠쏠하다.정 부회장은 광주신세계 설립 초기부터 투자를 주도했다. 광주신세계는 1995년 4월 설립됐으며 설립 당시 자본금은 5억 원이었다. 1998년과 1999년 추가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자본금은 55억 원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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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은 유증에 참여해 전체 지분의 75.76%에 해당하는 83만 3330주를 확보했다. 지분은 모두 액면가인 5000원에 취득했다. 총 투자금은 약 41억 원 수준이었다.
2002년 들어 광주신세계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광주신세계는 공모 절차를 통해 신주 50만 주를 발행했다. 공모가는 3만 3000원으로 책정됐다. 지분수가 늘어나면서 정 부회장 지분율은 52%로 희석됐다.
이후 정 부회장 지분수와 지분율은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바뀐 것은 시장 가격뿐이다. 3만 3000원으로 시작됐던 광주신세계 주가는 현재 20만 원이 훌쩍 넘는다. 한 때 40만 원을 넘봤지만 작년부터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20만 원 대에 안착된 상태다.
액면가에 지분을 매입했던 정 부회장은 수십 배의 평가 이익을 거두고 있다. 정 부회장이 광주신세계 지분 매입에 투입한 비용은 41억 원이 전부다. 5000원짜리 주식은 현재 22만 8500원(12월 4일 종가)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보유 주식의 시가만 1904억 원에 달한다. 45배가 넘는 자산 증식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배당 수익 수혜도 봤다. 광주신세계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해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누적 배당금만 307억 원이 넘는다. 정 부회장은 과반이 넘는 지분을 확보한 덕택에 가장 큰 수혜자가 됐다. 실제 정 부회장은 광주신세계 배당금으로만 164억 원을 받았다.
정 부회장은 현재 이마트 지분을 9.8%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이명희 회장과 지분율이 9%p 가량 차이가 난다. 따라서 승계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는 어머니인 이 회장 보유분을 증여받거나, 시장에서 추가로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 천문학적인 재원이 필요하다.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 주식(18.2%) 가치는 약 1조 3600억 원 정도다.
업계는 광주신세계 지분이 결국 정 부회장의 승계 재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배구조 정리 명분이 있고, 시장 가격이 확실해 가격 논란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광주신세계는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업 구조상 ㈜신세계의 관리를 받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미 ㈜신세계는 광주신세계 지분을 10% 가량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 재편을 위해 정 부회장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백화점 부문은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후계 구도 확립 차원에서도 지분 정리는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상장사인 만큼 시장 가격이 정해져있다. 오너 일가와 계열사 간 거래에서 '가격'은 민감한 영역이다. 하지만 광주신세계 주가는 시장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논란을 피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과 정 부회장 입장에서도 부담 덜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은 발 빠르게 개인회사를 확보해둔 덕분에 보다 수월하게 승계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시간적 여유도 있기 때문에 지분 가치와 그룹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승계 플랜을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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