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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ETF 신탁 '등록' 논란 자본시장법 제279조 해석 갈등, '신탁·일임' 투자 제한 놓고 의견 대립

김현동 기자공개 2017-12-11 09:50:04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7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신탁을 준비 중인 가운데 특정금전신탁계약을 통한 역외펀드 투자시 등록 의무가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해외 시장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로 자산관리를 해 주는 신탁 서비스를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기본적인 준비는 모두 마쳤지만, 역외펀드 등록과 관련한 법률문제가 걸린 상태다.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은 지난 5일 금융당국과 비공식 접촉까지 가졌다.

우리은행 해외 ETF 신탁에서 문제가 된 것은 신탁계약의 대상인 해외 ETF의 등록 여부다. 자본시장법은 외국집합투자업자가 국내에서 외국집합투자증권을 판매하려고 할 경우 해당 집합투자업자와 해당 증권에 대한 등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자본시장법 제279조 참고).

외국집합투자업자에 대한 역외 펀드 등록 의무는 국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다. 자본시장법은 외국집합투자업자 적격 요건과 외국 집합투자증권 판매 적격요건 등의 장치를 둬 운용사와 펀드에 대한 사전 검증을 벌인다(자본시장법 시행령 제 301조, 금융투자업규정 별표 19 참고). 또 외국 집합투자업자는 분기마다 자산운용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해야 한다.

ETF는 자본시장법 상 집합투자기구로 분류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해외 ETF도 등록 의무 대상으로 이해된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은 지난해 홍콩 증시에 상장된 '호라이즌스 항셍 고배당 ETF(Horizons Hang Seng High Dividend Yield ETF)'의 국내 판매를 위해 등록 절차를 밟았다.

신탁을 통한 해외 집합투자기구 투자에 대한 금융당국의 해석은 '국내 판매에 해당돼 등록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는 지난 2010년 9월 유권해석 회신에서 "특정금전신탁계약에서 신탁업자가 위탁자가 지정한 운용방법에 따라 역외집합투자기구에 투자하는 경우, 자본시장법 제279조에 따라 외국집합투자업자가 국내에 외국집합투자증권을 판매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신탁업자가 투자하려는 외국집합투자증권은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위탁자의 지시에 따라 해외 상장 ETF를 매매하는 우리은행은 외국집합투자업자가 아니다. 고객에게 ETF 매매를 권유하는 것도 아니다. 신탁계약의 대상인 아이셰어즈(iShares) ETF 운용사인 블랙록이 국내에서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금융당국은 신탁과 달리 일임계좌를 통한 해외 ETF 편입에 대해서는 펀드 등록 의무를 면제했다. 금융위는 지난 2015년 '일임계좌를 통한 해외시장 상장 ETF 편입 가능 여부'에 대한 회신에서 "자본시장법 제279조는 외국 집합투자업자가 국내에서 펀드를 판매하려는 경우에 적용되는 규정이므로, 국외에서 직접 펀드를 매매하는 등 국내에서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펀드에 대해 등록의무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신탁과 일임을 통한 해외 ETF 투자에 대한 법 해석이 갈리자 올해 초에는 직접적으로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질의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증권사를 통한 해외 ETF매입 등의 경우에는 고객이 증권사를 통해 매수신청을 할 경우 증권사의 해외위탁계좌를 통해 해당 국가의 시장에서 직접 매수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이를 해외 ETF를 국내에 판매하는 것과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탁계약을 통해 해외 ETF를 매입하는 경우에도 국내외 증권사를 통해 매매가 이뤄진다"면서 "일임계약과 신탁계약을 다르게 보는 기준이 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제279조의 제정 취지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사전에 해당 집합투자기구의 적합성 및 적법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협의 사항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해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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