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재단, 절묘한 증여…4.92%로 절세에 승계효과 [한국의100대 공익재단-대덕전자]①직원 두 명으로 최소 운영…760억 자산에 공익 사업 17억
이경주 기자공개 2017-12-18 08:02:07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3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덕전자가 절묘한 공익재단 활용으로 절세와 승계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대덕전자는 삼성전자 협력사들의 모임인 협성회 회장사다.창업주인 김정식 회장(88)은 대덕전자 보유 지분 절반가량인 4.92%를 해동과학문화재단에 증여하는 방식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차남에게 넘겼다. 공익재단에 5% 이하 지분을 넘기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김 회장은 형제회사 대덕GDS 일부 지분도 대덕복지재단에 넘겼다. 재단활용 덕분에 세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차남의 지배력을 강화시켰다.
해동과학문화재단은 자산 규모가 800억 원에 육박하지만 작년 공익사업에 지출한 금액은 10억 원 대에 그치고 있다. 직원수도 2명으로 최소운영하고 있다. 대덕복지재단도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
◇ 과학인재육성에 20여 년 기여…2014년 상속용으로 탈바꿈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은 국내에서 전자제품의 기초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1965년 무역업체인 대덕GDS(당시 대덕산업), 1972년 대덕전자를 세워 중견 부품사로 키워냈다.
공익활동에도 일찌감치 관심을 가졌다. 김 회장은 1991년 해동과학문화재단을 설립해 올해로 26년 째 운영하고 있다. 해동과학문화재단은 과학·기술 진흥을 위해 '해동상시상' 등 상훈사업과 각종 교육시설 지원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설립 당시부터 현재까지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2013년 말 기준 대덕전자 지분 10.89%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김 회장은 2014년 해동과학문화재단에 보유지분 4.92%를 증여했다. 세금을 내지 않을 만큼의 증여 규모였다. 현행법은 공익재단이 5% 이하의 계열사 지분을 상속·증여 받을 경우 세금을 면제받도록 하고 있다.
김 회장의 지분율은 절반 수준인 5.97%로 축소됐다. 당시 지분율 8.74%로 2대주주였던 김 회장의 차남 김영재(58) 대덕전자 사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김 사장은 이후 대덕전자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올 9월말 기준 지분율이 11.38%가 됐다. 김 회장은 2013년 대덕복지재단도 세워 이듬해(2014년) 대덕GDS 지분 2.43%를 증여했다. 역시 김 사장에게 우회 상속되는 효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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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60억 자산에 공익지출은 17억…신규 출연금 '제로'
해동과학문화재단과 대덕복지재단은 자산규모에 비해 공익활동 규모는 적다. 국세청 공익법인공시현황에 따르면 해동과학문화재단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가 761억 원이다. 모두 공익사업(고유목적사업)과 관련된 자산으로 분류돼 있다. 주식자산 206억 원, 금융자산 551억 원, 기타자산 4억 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수익사업은 별도로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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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자산은 대덕전자 지분 4.92%의 지난해 말 기준 시장가치다. 금융자산은 현금성자산 130억 원과 장기금융상품 420억 원으로 구성돼 있다. 장기금융상품의 구체적 내용까지는 확인이 안된다.
해동과학문화재단이 지난해 공익사업으로 지출한 금액(목적사업비)는 17억 원 수준이다. 서울대와 광주과학기술원 등에 지원했다. 이 재단은 직원수도 2명으로 최소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사수는 김 회장을 비롯해 박규태, 이충웅, 이종대, 이춘재, 박성한, 김성기 등 7명이다.
재단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것은 신규 출연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나 대덕전자 등의 출연은 최근 3년 현황을 확인했지만 전무했다. 재단수입은 금융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에서만 100%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이자수익 47억 원이 총 수입이다. 이자 수익 중 절반 이하만 공익 사업에 활용했다.
대덕복지재단 역시 현황이 판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240억 원이지만 공익사업 지출액은 7억 원에 그쳤다. 직원수는 1명이고, 이사수는 김 회장 등 7명이다. 지난해 총 수입 11억 원은 모두 이자수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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