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순위 재편되나, '삼·포' 가는 길 주목 SK그룹 독주, 차순위 순위권 변화 전망…롯데·한화 발행 규모 줄 듯
강우석 기자공개 2017-12-27 10:13:33
[편집자주]
이 기사는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만든 자본시장 전문매거진 thebell Insight(제24호) 2018 Korea Capital Markets Outlook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9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압도적 1위'는 변함없겠지만, 그 외 상위권 순위는 요동을 칠 전망이다. 2018년 공모 회사채 시장 얘기다. 2017년 발행이 적었던 삼성과 포스코는 2018년 각각 2조6100억원과 9600억원의 만기 예정 물량을 안고 있다. 최근 사모시장 선호도가 높은 롯데와 건설 실적이 부진한 한화는 발행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2018년 공모 회사채(SB·Straight Bond) 시장에서는 빅 이슈어의 지각 변동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그룹 별 만기 규모가 2017년과 상이하고 차입 전략을 바꾼 기업군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년동안 최대 발행사였던 SK그룹은 2018년에도 변함없는 위용을 떨칠 전망이다. 회사채 만기 물량만 4조 원에 달해 다른 그룹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주목하는 곳은 삼성그룹과 포스코그룹이다. 두 곳 모두 2017년 회사채 발행량이 많지 않았으나 2018년 상환 규모가 비교적 큰 편이다. 최근 오랜 침묵을 깨고 시장성 조달도 타진하고 있어 '키 플레이어'로 꼽힌다.
롯데그룹과 한화그룹은 2017년만큼 공모 회사채 발행이 왕성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만기 예정 물량이 적을 뿐 아니라 몇몇 계열사들이 자금 조달을 사모사채, 기업어음(CP) 등 사모 시장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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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이슈어' SK, 만기 물량만 4조 육박
2017년에도 최대 이슈어는 단연 SK그룹이었다. SK그룹의 SB 발행규모는 4조 1650억 원(2017년 11월 24일 기준)으로 2위인 롯데그룹보다 8500억 원 가량 많았다. 대기업집단 중 독보적인 물량을 과시하며 수년간 1위를 지키고 있다.
2018년 역시 SK의 왕성한 조달 행보는 이어질 전망이다. SK그룹의 2018년 SB 만기 도래 물량은 3조 9360억 원으로 2위인 삼성그룹(2조 6100억 원), 3위인 LG그룹(2조 350억 원)보다 1조 원 넘게 많다. 매년 순발행 기조를 이어온 점도 SK그룹의 '빅이슈어 수성'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그룹사 중에서는 지주사인 ㈜SK와 SK이노베이션 계열사, SK텔레콤의 조달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SK의 경우 2015년 피합병된 SK C&C 채권을 포함해 약 1조 원 어치의 만기가 도래한다. 1년 이내로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 규모가 8448억 원(별도·2017년 3분기 말 기준)에 불과해 외부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계열의 만기 예정 물량은 총 5000억 원 수준이다. SK에너지가 3500억 원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SK인천석유화학(800억 원)과 SK종합화학(800억 원), SK루브리컨츠(600억 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SK에너지는 최근 2년 간 시장성 조달을 하지 않아 공모채 발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다른 계열사들의 경우 규모가 많지 않아 현금 상환도 충분히 가능하다.
SK텔레콤의 적극적인 발행도 예상된다. 매년 만기 물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조달해왔다. 최근 2년 간에도 각각 6500억 원(2017년), 6100억 원(2016년)의 자금을 마련했다. 2018년 만기 물량은 37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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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포스코, 시장성 조달 늘릴까
시장의 관심은 삼성그룹과 포스코그룹으로 쏠리고 있다. 두 곳 모두 2017년 회사채 발행량이 많지 않았지만 2018년 상환 규모가 비교적 큰 편이다. 삼성과 포스코의 2017년 SB 발행규모는 각각 4500억 원, 3300억 원(11월 24일 기준)에 그쳤다. 반면 2018년 만기 예정 물량은 삼성이 2조 6100억 원, 포스코 9600억 원 수준이다.
삼성그룹은 SK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갚아야 할 액수가 많다. 삼성물산과 삼성증권, 삼성SDI 등이 특히 두드러진다. 삼성물산 상환 규모가 8700억 원으로 가장 많다. 올 11월 1년 만에 2000억 원 규모를 발행하며 회사채 시장에 복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이후 그룹 차원에서 시도한 첫 시장성 조달이었다.
삼성증권과 삼성SDI도 각각 3400억 원, 2000억 원 어치의 만기를 앞두고 있다. 삼성증권은 회사채 일괄신고제를 활용해 2018년 11월까지 총 5000억 원 규모 발행한도를 일찌감치 확보했다. 조달 자금은 회사채 상환과 기업여신에 활용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2015년 발행한 5000억 원 어치 공모채를 2018년 2월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업황 부진에 신용 위험이 이어지고 있어 공모 조달은 요원한 상황이다. 2017년 7월 창립 이후 첫 사모채를 발행한 뒤 넉 달 간 2550억 원을 조달했다.
포스코의 귀환 역시 기대되는 대목이다. 무디스가 올 10월 포스코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이며 조달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2018년 만기 도래 물량은 4700억 원이다.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건설도 각각 2400억 원, 1000억 원 규모를 상환해야하나 조달 환경이 녹록지 않다.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 사업 부실로 신용등급이 두 노치 떨어졌다. 포스코건설은 높은 부채비율과 단기차입금 압박이 부각되며 2017년 11월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대량 미달 상황을 맞았다.
◇ 롯데·한화 SB 발행 줄어드나…일부 계열사, 사모 시장 의존도↑
롯데와 한화그룹은 2017년 만큼 조달이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2018년 만기 예정 물량이 많지 않다. 선제적 조달로 유동성도 넉넉히 확보해 뒀다. 롯데는 2018년 1조 9300억 원, 한화는 9050억 원 어치를 갚아야 한다. 대기업집단 중 4번째, 10번째에 해당하는 규모다. 두 그룹사의 2017년 SB 발행 규모가 2위(3조 7300억 원), 5위(1조 5600억 원)로 수위권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롯데그룹 중에서는 롯데케미칼의 발행이 가장 적극적일 전망이다. 2018년 만기를 앞둔 공모채 규모만 6200억 원에 달한다. 우수한 신용등급(AA+)과 실적 추이를 내세워 공모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롯데하이마트(3300억 원 만기)와 롯데렌탈(3000억 원), 롯데정밀화학(2000억 원) 등도 만기 도래 규모가 많다.
다수 계열사들이 사모 시장에 잇따라 노크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올 9월 롯데쇼핑(1000억 원)과 롯데제과(2400억 원)에 이어 지난달 롯데푸드(1100억 원)도 기업어음(CP)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충당했다. 호텔롯데는 올해 시장에서 조달한 9500억 원 중 약 42%(4000억 원)를 사모채에 의존했다. 업계에서는 롯데 지주회사 출범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인지, 조달기조 자체가 바뀐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케미칼의 적극적인 발행이 예상된다. 총 2550억 원 어치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차환을 위해 연내 조달을 검토하다 발행 시기를 2018년으로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1500억 원)와 한화에너지(1400억 원)의 공모 시장 노크도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한화건설의 경우 공모채 발행이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적 추이가 부진해 신용도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2017년 3분기엔 1961억 원의 영업손실(연결 기준)을 거두며 등급 하락 가능성도 높였다. 한 해동안 1050억 원 어치를 사모 시장에서만 조달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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