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첨단소재, 투자기조 바뀔까 인도네시아 화학사 인수로 첫 M&A···보수적 재무정책 영향 관심
김병윤 기자공개 2017-12-26 10:44:37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2일 13: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첨단소재가 해외 화학사 인수에 나섰다. 삼성에서 롯데로 간판을 변경한 후 첫 인수합병(M&A)이다. 생산시설을 늘리는 기존의 투자방식에서 벗어난 행보다. 화학업을 주력으로 하는 롯데에 편입되면서 다양한 투자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롯데첨단소재는 보수적인 재무정책을 펼쳐왔다. 화학업의 중요도가 낮은 삼성의 그늘 탓에 과거 소극적 투자를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빅딜 후 잇따르는 투자가 재무구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첨단소재는 지난 21일 인도네시아의 PT. 아르베 스티린도(PT. Arbe Styrindo) 및 PT ABS 인더스트리(PT ABS Industri Indonesia)의 지분 100%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딜은 2015년 삼성과 롯데 간 빅딜 후 롯데첨단소재의 첫 M&A다.
피인수회사는 인도네시아 유일의 ABS 생산업체로 알려졌다. 연간 4만 톤의 ABS 중합과 컴파운딩 제품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다. 경영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10월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롯데첨단소재는 공장을 새로 짓거나 기존의 생산시설을 증설하는 식의 투자를 진행해 왔다. 2011년 이후 롯데첨단소재는 헝가리(2011년)와 중국(2014년)에 컴파운딩 공장을 준공했다. 올해도 유사한 기조를 보였다. 이번 인수 계획이 발표되기 전까지 나온 투자안은 베트남·중국·헝가리 등에 공장 신설·증설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M&A는 기존의 투자성향에서 벗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첨단소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업체 인수를 통해 규모·중요도가 확대되고 있는 동남아시아시장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 투자기조가 재무정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2016년 12월 현재 현금성자산은 2789억 원이다. 차입금(1670억 원) 대비 1000억 원 이상 많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는 연내 보유 현금으로 차입금 전액을 상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부채비율은 3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합성수지와 건자재 사업을 영위하는 롯데첨단소재의 경쟁사는 LG화학, LG하우시스, 한화L&C 등이다. LG화학, LG하우시스, 한화L&C의 최근 3년 평균 부채비율은 각각 30.8%, 108.2%, 182.9%이다. 과거 낮은 투자부담 덕에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발표한 해외공장 신설 등에 400억 원 정도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M&A에는 더 큰 규모의 자금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첨단소재는 업체를 인수하고 인력을 파견해 정상화하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연간 생산력을 현재 4만 톤에서 7만 3000톤까지 늘리는 계획도 추진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연간 3000억 원 가까운 이익을 실현하고 있고 큰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투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첫 M&A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경우 투자 포트폴리오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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